“한 당의 장기집권, 지역경제 침체 가져와…정치도 경쟁 필요"

4일 경북 영주에서 열린 '2025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정운홍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4일 경북 영주를 찾아 TK(대구·경북) 민심에 다시금 정면으로 다가섰다. 보수색이 짙은 이 지역에서 그는 왜곡된 정보와 장기집권의 폐해를 정면 비판하며 “투표를 통한 변화"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2025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 행사 참석과 함께 시민운동장 인근에서 유세를 열고, “한 정당이 오랫동안 장기집권한 지역일수록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도 결국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다. 경쟁이 없는 구조에서는 유권자보다는 공천권을 가진 이들에게 줄을 서게 된다"며 “국민을 위한 정치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당내에서 줄만 잘 서면 당선이 보장되는 정치 구조에서는 국민을 위해 일할 이유가 사라진다"며, 정치 경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은 국민에게 봉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경쟁"이라고 덧붙였다.
고향 TK에서 '냉랭한 시선'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이 후보는 “경북이 제 고향이지만, 가끔 오면 눈을 흘기는 분들이 있다. 그 마음 이해한다"며 “하지만 제가 정말 뭔가 잘못이 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나. 먼지 털 듯 털렸지만, 결국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반감을 '왜곡된 정보'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저와 원수진 것도 아닐 텐데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많다. 이는 정보가 왜곡된 탓"이라며 “진짜 정보를 유통시키고, 가짜뉴스는 퇴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진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나라를 망쳐도, 헌법 질서를 무너뜨려도 자신들의 명예와 지위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정치가 계속된다면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은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처럼, 투표로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지지자가 건네려 한 선물을 거절하며 “괜히 공짜로 받았다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당할 수도 있다"며 정치 현실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민주당)에게는 없는 혐의도 만들어내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데 대해 “정치도, 사법도 결국 국민 위에 설 수 없다. 국민만이 진정한 주권자"라며 “오로지 국민만 믿고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유세는 축제가 열린 도심을 배경으로 시민들과의 접점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역 언론과 유권자들로부터 “전통문화와 정치 메시지가 교차한 이색적인 현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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