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모았던 ‘김·한 회동’ 결국 빈손으로…보수 단일화 먹구름

  • 서정혁
  • |
  • 입력 2025-05-07 20:50  |  수정 2025-05-07 21:00  |  발행일 2025-05-07
7일 김문수, 한덕수 회동했지만, 빈손 마무리
한 측 “합의된 사항 없어…만남 계획도 없어”
김문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
향후 당 지도부와 김 후보 측 충돌 불가피
악수하는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7일 단일화를 위해 회동했지만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보수 내부에서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싸고 연일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 간 내홍까지 더해지면서 보수 단일화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15분가량 회담을 가졌지만, 아무런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당 일각에선 단일화 당사자들인 김 후보와 한 후보가 직접 만나기로 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더욱이 두 후보의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칭해지는 대선 후보 등록 시한(5월10~11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양측이 이날 만남을 통해 단일화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날 회동에 앞서 한 후보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이날 먼저 식당에서 나온 한 후보는 별다른 언급 없이 현장을 떠났다. 대신 한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특별하게 합의된 사항은 없다"고 회담 결과를 알렸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추가적인 만남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식당을 나온 김 후보는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고 직접 밝혔다. 김 후보는 “만찬을 하면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씀을 드렸는데, 한 후보께서는 긴급 기자회견문 그대로, 거기서 보태거나 진척할 것은 없다, 이 말을 확고하고도 반복적으로 계속하셔서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두 후보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날 회동에서 한 후보는 11일 이전 단일화를 김 후보는 이와 다른 방안을 제안하며 대화가 공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후보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없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며 김 후보를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이고 그동안 당 지도부와 의견이 달랐던 김 후보는 이를 수긍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양측의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정치권에선 향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로 당선되면서 정당성을 확보한 김 후보는 경선에서 겨뤘던 후보들도 당 지도부에 날을 세우는 등 계속 세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당원의 선택을 받은 김 후보가 쉽게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국민의힘 출신 전직 국회의원 209명이 이날 김 후보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공식적으로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된 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권한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김 후보에게 힘을 더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 권영세·권성동 지도부 역시 '단일화'에 대해 물러설 기미가 없는 까닭에 양측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발동하며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에 제동을 걸었지만, 당은 예정대로 조사를 강행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 후보 측에 단일화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당 일각에서는 양측이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플랜B'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비대위 의결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당헌상 특례규정(74조 2)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자 이미지

서정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