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와 다른 결과…전 당원투표 왜 부결됐나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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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1 21:50  |  수정 2025-05-12 13:31  |  발행일 2025-05-12
국힘 지도부 강제 단일화 명분 잃어
당원 설득하지 못했다는 평가
친한계 비판도 부결에 결정적 영향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전 당원투표 왜 부결됐나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 막장드라마' '한밤 후보교체 쿠데타' 등 비판을 받았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들에 의해 저지됐다. 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김문수 후보 대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세우기 위해 '새벽 3시에 한 시간 후보등록'이라는 초유의 편법을 동원했지만, 당심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 이날 실시된 한 후보로의 교체에 대한 전 당원 찬반투표 결과, 반대가 더 많아 최종적으로 부결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서둘러 봉합에 나서고 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전 당원 투표를 앞두고 김 후보와 한 후보 그리고 당 지도부 간 신경전이 상당했기 때문에 부결 이유에 대해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강제 단일화'를 진행하면서 명분을 잃었고, 이 때문에 당원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다. 이날 새벽에 있었던 일련의 후보 교체 소동은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원들이 지도부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당 지도부는 단일화 명분으로 '당원의 명령'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국민여론조사까지 돌렸다. 지난 9일 밤 단일화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압도적 다수가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10일 오전 곧바로 '강제 단일화'에 착수했다. 이어 오전 1시 김 후보 선출을 전격 취소하고,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 동안 국회 본청에서 대선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다.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강제로 밀어내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원들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 단일화를 원하긴 했지만, 한밤 중 후보교체 쿠데타를 당원들의 명령으로 포장하는 데 대해선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제 단일화가 주말 동안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되면서 당원들이 '이 과정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내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친윤(친윤석열)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쿠데타가 진압당했는 데도 쿠데타 세력이 계속 자리 보전하면, 그 쿠데타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거다.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 지도부의 '어쩔 건데'식 교만 방자한 운영으로 어제 하루 큰 혼란을 겪었다"며 “교만했다고 당원께 머리 숙여 반성하는 것이 화합과 승리를 위한 선거의 첫걸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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