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결국 내가 입증해야죠”…페달 블랙박스 관심 ↑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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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8:05  |  발행일 2025-05-14
강릉 사고 제조사 승소 판결에 불신 확산
“페달 블랙박스,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급발진

IMAGE FX로 제작한 페달 블랙박스 이미지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블랙박스 전문점을 찾은 주부 김모(45)씨는 '페달 블랙박스' 설치 상담을 받았다. 최근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제조사가 승소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이랑 자주 타는 차라 더 걱정이 된다"며 “급발진이라는 게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데, 결국 운전자 책임으로 끝나는 것 같아 이젠 내 차에도 블랙박스를 달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제조사인 KG모빌리티의 손을 들어주자, 급발진 사고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약 30초간 급가속이 이어진 블랙박스 영상과 운전자의 다급한 음성이 공개되며 여론의 관심을 모았지만, 법원은 결국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내렸다.

급발진 사고가 발생해도 법정에서 운전자가 이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하는 일이 반복되자, 운전자의 페달 조작 여부를 기록해줄 기술적 장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중 브레이크 페달 전용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운전자가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를 영상과 데이터로 남겨,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대구지역 블랙박스 설치전문점에 따르면 전방·후방·페달까지 3개 카메라를 모두 설치할 경우 브랜드와 화질에 따라 평균 40만원에서 7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만 단독으로 설치할 경우 10~15만원이면 가능하다. 급발진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10만원 남짓한 비용으로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블랙박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강상구(53)씨는 “지난해 급발진 관련 보도가 한창일 때는 하루에도 2~3팀씩 설치를 진행했었다"며 “이번에도 패소 뉴스가 나가자마자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브레이크 블랙박스를 둘러싼 실질적인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브레이크 블랙박스를 법으로 의무화해야 급발진 논쟁이 끝난다", “설치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인센티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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