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도심과 산업단지 인근 초등학교 등굣길에서 외국인 주민 자녀들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역 사회의 드문 손님이었던 이들은 이제 1만 명 규모를 넘어서며 대구의 인구 지형을 바꾸는 핵심 구성원으로 성장했다.
2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지역 다문화가구의 미성년 자녀 수는 2006년 805명에서 2023년 1만 497명으로 17년 사이 약 13배 폭증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96%인 1만 89명이 국내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외국인 주민이 단순 체류를 넘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정주형 가구'로 완전히 전환됐음을 시사한다.
달서구 두류동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시민 김모(45)씨는 "예전에는 외국인 근로자들만 가끔 보였는데, 요즘은 놀이터나 학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외국인 부모들을 아주 흔하게 본다"며 "함께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는 우리 이웃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의 외국인 주민 등록 지표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6년 1만 5천68명이었던 외국인 주민은 2023년 5만 8천944명으로 3.9배 증가했다. 전체 주민등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6%→ 2.5%로 세 배 이상 뛰었다. 특히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같은 기간 6배가량 늘어난 5천565명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되고 있다.
인구 구조의 질적 변화에 따라 행정 지원 체계도 전면 재편됐다. 2006년 당시 근로복지공단 등 4곳에 불과했던 지원 기관은 현재 대구 9개 구·군 전역에 설치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확대됐다. 초기 정착 단계에 머물렀던 정책은 이제 방문교육, 자녀 언어발달 지원, 이중언어 환경 조성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했다.
대구시는 국비 지원 사업 외에도 자체적으로 위기 가구 지원과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문화 가정의 자립을 돕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다문화 가정과 일반 가정 간의 격차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공백 해소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대구의 외국인 주민은 이제 단순 노동력 공급원을 넘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는 지역 경제와 사회의 필수 주체로 자리 잡았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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