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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지역 대학 지원을 넘어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청년층 지원, 인구문제 해결을 포괄하는 지방시대 전략인 '경북 rise'를 본격 추진한다. 2023년 11월9일 경북도청 홍익관 앞에서 열린 경북 rise센터 개소식. 〈경북도 제공〉 |
어쩌면 엉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같은 물음에 답하는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가 본격화된다.
rise사업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로 지역 대학과 지역산업·일자리·교육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투입되는 예산만 1조5천억원에 달한다. 기존 대형사업과 달리 지자체와 지역 대학이 아이디어를 정부에 제안하는 바텀업(Bottom UP)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업 목표는 '지역 혁신'과 '균형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북도는 32개 지역대학과 22개 시·군의 상생을 위해 △K-U시티 △지산학연 협업체계 고도화(K-IDEA Valley) △경북형 특성화·연합대학 체계(K-IVY 프로젝트) △평생직업교육 및 지역사회 기여(K-LEARNing)를 4대 라이즈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또 17개로 구성된 세부 단위 과제를 통해 일자리가 넘치고 창업이 일상화되는 경북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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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rise는 단순한 대학 지원을 넘어 지역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청년 지원, 인구문제 해결을 포괄하는 '지방시대' 전략이다. 경북을 비롯한 지방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청년 유출 문제다. 최근 2년간 경북에서 유출된 2030세대 인구 수는 전체 순유출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지역 청년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과 직업, 문화 인프라 등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이로 인해 인구가 줄고 경제 기반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을 경북에 머물게 할 수 있을까. 경북도는 K-U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드는 시험을 한다. K-U시티는 지자체 전략 산업과 대학을 연계한 일종의 '미니 신도시'를 만드는 정책이다. 2023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현재 17개 시군과 대학을 상호 매칭해 저마다의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안동시는 경국대와 바이오·백신, 구미시는 금오공대와 반도체·방산 분야 인력을 집중 육성 중이다. 올해는 울진군도 참여해 경일대, 영남대, 경북대가 함께 청정에너지 전문가를 키운다. 여기다 울릉군처럼 대학이 없는 지역도 디지털 캠퍼스형 거점을 설치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K-U시티가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면 지산학연 협업체계(K-IDEA Valley)는 창업 생태계 구축을 골자로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사업가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자체와 대학, 기업 연구소가 함께 산업기술개발을 주도하면 이를 기반으로 창업부터 실증, 기술 이전, 현장 인재 양성을 상호 연계하는 형태다. 구체적으로 △영남대 '아이디어 창업밸리' △포항공대 '특화산업 스케일업' △국립 경국대 '로컬 맞춤형 R&D' △구미대 '현장 실무형 고급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단순히 대학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넘어 고급 인재들이 지역 기업과 연구 개발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육성한다.
임우택 경국대 산학협력단장은 "지역 특화 농산물을 활용한 소재 개발 및 상용화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군-대학 매칭 캠퍼스 조성
지역 전략산업 맞춤 인재 양성
아이디어 창업 생태계 구축도
글로컬대학30 선정 4개大 거점
경북형 특화·연합대학 체계로
차별화된 평생교육과정도 운영
경북도, 32개 지역大 의견수렴
rise위원회서 정책방향 결정
지산학연 상생·혁신·균형발전
◆대학 연합 '평생 교육' 시대로
rise사업의 또다른 과제는 '지역의 고른 성장'과 '교육격차 해소'다. 경북은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대학 졸업자를 배출하지만, 취업률(59.8%)은 전국 평균(64.1%)에 미치지 못한다. 또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대학이 가장 많지만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 경북도는 이 같은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rise 사업에 경북형 특화·연합대학 체계(IVY 프로젝트)를 포함시켰다. 글로컬 대학 30에 선정된 경국대, 포항공대, 한동대, 대구한의대 등 4개 대학의 거점화를 유도하는 한편 △메가버시티(MEGAversity) 연합대학 △특화 중심대학 △모듈형 부처협력사업(REGO)의 세부 과제를 수행해 경북 대학 전체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메가버시티 연합대학은 경북 내 대학 전체가 연합해 각자의 자원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산단과 공학이 발달한 구미에선 금오공대가 첨단공학 및 시스템을, 경운대는 실용공학 및 사회기반 서비스, 구미대는 산업 전문 기술 분야를 각각 맡아 전체 연합을 형성한다. 일종의 대학 간 연합을 형성해 공동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다.
배장근 구미대 rise 사업단장은 "구미 메가버시티는 구미대와 금오공대, 경운대가 공동 캠퍼스를 운영해 특정 학생을 별도의 커리큘럼으로 육성하는 걸 가리킨다"며 "외국인 산업 전문 인재 육성을 맡은 구미대는 2년간 산업체 연계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경북지역 대학만의 차별화된 특성화 학과 개발에도 앞장선다. 영남대가 추진하는 '국제새마을 융복합 교육과정'은 새마을 운동의 경험과 국제개발에 맞춘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경대는 국내 유일의 교내 동물원 실습환경을 활용해 ICT 기반 동물 사육 인재를 양성한다.
청년·중장년층, 은퇴자, 사회적 약자를 포괄하는 평생직업교육 및 지역사회 기여(K-LEARNing) 사업도 rise체계를 통해 확대된다. 성인 학습자들의 직무역량 향상은 물론 사회적 소외계층, 교육취약계층, 외국인을 대상으로 평생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국대는 사회적 가치실현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고령친화캠퍼스 조성에 나선다. 구미대는 도심형 청년 ·예술 캠퍼스를 조성해 지역 문화 산업 활성화에 도전한다.
외국인 유학생 3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건 경북도의 외국인 친화정책도 이어진다. 도는 주요 국가에 '경북학당'을 설치해 한국어와 기초교육을 제공하고, 국내 진학 이후 정주와 취업을 돕는다. 또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유치를 통해 산업 기반을 보강하고 이주민·다문화가정·노인 등을 위한 정착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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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대 창업 동아리 학생들이 연구한 실험 과제를 토론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경북도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rise 체계를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2023년 경북도청 내 경북 rise 센터를 개소한 뒤 66차례에 걸친 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지역 32개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정태주 경국대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경북rise 위원회'가 출범해 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하반기 일류 석박사 인재 양성을 위한 'K-탑티어 석박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포스텍과 경국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과 한류문화 분야 고급 인재를 5년제 석·박사 과정으로 매년 50명을 선발해 1인당 월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를 통해 지역에 유능한 인재가 머물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rise 체계는 지역 대학을 지방시대의 성장엔진으로 세우는 전략"이라며 "대학을 통한 교육혁신이 청년 인구의 정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산업을 활성화하고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