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픽] 김천 수도암, ‘부처님 영험 신통한 명당’ 천년고찰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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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9 14:40  |  수정 2025-05-30 08:19  |  발행일 2025-05-30

약사여래불 불공 드리면 큰병도 치유된다 전해져


김천 수도암 전경. <김천시 제공>

김천 수도암 전경. <김천시 제공>

김천 수도암 대적광전 전경. <김천문화원 제공>

김천 수도암 대적광전 전경. <김천문화원 제공>

경북 김천 증산면에 우뚝 솟아 경남·북 경계를 이루는 수도산(1천360m)은 천년고찰(청암사·수도암)과 원시림에 가까운 자연휴양림 등으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수도암은 통일신라 말기인 859년(헌안왕 3년) 도선국사에 의해 쌍계사 산내 암자로 창건됐다. 창건 당시 사찰명이 보광사였던 수도암은 고운 최치원이 화엄종 10대 사찰로 꼽을 만큼 화엄사찰로 명성이 높았다. 수도산 1천80m 지점의 수도암은 '명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라의 국운을 융성하게 할 명당에 절을 세우기 위해 전국을 답사하던 도선국사가 멀리 가야산이 보이는 이곳에 절터를 잡고 기쁨에 겨워 사흘을 밤낮으로 춤을 췄고, 사찰 완공 후에도 "이곳에서 무수한 인물이 배출될 것"이라며 7일간 춤을 췄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수도암은 한국 불교사를 이끈 고승들의 수도처로 유명하다. 멀리는 근대 한국불교 중흥조 경허 스님과 그의 상좌였던 오대산 상원사 한암 스님, 효봉 가문의 장자이며 호남의 '조계총림'을 연 송광사 구산 스님과 보성 스님, 근대 한국불교 유식학(마음의 작용을 분석해 성불하는 법을 연구하는 대승불교의 한 분야)의 선구자인 직지사 관응 스님(1910~2004) 등 수많은 선지식이 용맹정진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제11·12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법전 스님(1926~2014)은 1969년부터 15년간 주지로 주석하며 중창불사를 통해 동학혁명 때 소실된 사찰을 지금의 모습으로 갖추고, 선원을 열어 후학을 양성했다. 성철 스님의 법제자이자, 경허로부터 동산·성철 스님으로 이어지는 동산문중 법맥의 적자이기도 한 법전 스님은 성철·청담·향곡·자운 스님 등과 함께 '법대로 살자'며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김천 수도암 대적광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 <김천문화원 제공>

김천 수도암 대적광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 <김천문화원 제공>

수도암의 문화재로는 △석조비로자나불 △석조약사여래좌상 △동·서 삼층석탑 등이 있다. 수도암 본당인 대적광전의 석조비로자나불('청정법신'으로 풀이되는 인도의 고대어)은 진리를 상징하며, 양식 등에 미뤄볼 때 사찰 창건과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청된다. 도선국사가 수도산 너머 경남 거창군 가북면 불석동의 큰돌에 새긴 것으로 전해지는 비로자나불은 대형 불상(높이 2.5m, 무릎 폭 2.1m, 어깨폭 1.4m)으로, 사람의 힘으로는 옮길 수 없었으나 문수보살이 몸집 큰 노스님의 모습으로 나타나 들쳐업고 단숨에 산을 넘어 왔다는 전설이 있다. 6·25 전쟁때 북한군 병사가 불상을 향해 총을 쏜 뒤 즉사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약광전의 석조 약사여래불상(높이 1.04m, 폭 0.8m)은 양식으로 미뤄볼 때 10세기(고려 초)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불가에서는 금오산 약사암, 직지사 삼성암의 약사여래불과 함께 삼형제로 불린다. 수도암 약사여래불은 병든 중생을 낫게 하는데 영험이 높아 불공을 들인 뒤 약광전이나 그 주변에서 한약 냄새를 맡으면 큰 병도 치유된다고 전해진다.


대작광전과 약광전 사이의 동·서 삼층석탑은 수도암 창건 당시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탑 가운데 동탑(높이 3.76m)은 1층에 감실(불좌 위를 장식하는 집의 모형)과 여래좌상이 배치돼 있다. 서탑(높이 4.25m)도 동일한 양식이지만, 감실 대신 부조상으로 처리돼 있다. 삼층석탑 사이에는 신라 명필 김생이 808년(원화 3년)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도선국사비(수도암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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