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떠올리며 지지 전해

안동시 예안면 삼계리의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정운홍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열린 6월 3일 오전, 안동시 예안면 삼계리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 이곳은 한때 전교생 400여 명이 다녔던 삼계국민학교였다. 지금은 폐교 위기에 놓인 시골 분교지만, 이날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분교장은 예안면 제2투표소로 지정됐고,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이 고향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7㎞가 넘는 거리를 걸어 다녔던 바로 그 학교다. 이날 만난 김 모(63)씨 역시 이재명 후보의 학창 시절을 기억하는 인물이었다.
김씨는 "내가 삼계국민학교 18회 졸업생이고, 내 동생이 이재명 후보랑 같은 19회 졸업생입니다. 그때는 마을 아이들끼리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놀았다"며 "나도, 이재명이도, 다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이었다"고 당시의 곤궁함을 회상했다.
김씨는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화전민이었고, 당시에 제대로 된 도로도 없었다. 재명이도 장마철엔 도랑물이 넘쳐서 학교 못 가는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재명이는 학교를 참 성실하게 다녔다. 동생 말로는 공부를 참 잘했다"며 "학교 못 오는 날이 많았는데도, 시험치면 대부분 100점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재명 후보가 큰 인물이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대통령이 되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 하늘이 도운 일"이라고 기대했다.
김씨는 "성남시장 됐을 땐 마을 사람들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저 수도권에 가서 성공했다 정도였다"며 "그런데 지난 대선 때 대통령 후보로 나오니까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우리 동네서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며 다들 난리가 났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주변 반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친구들이 '어떻게 민주당을 지지하냐'고들 하데요. 그래서 내가 '사람 보고 찍는 거지, 정당 보고 찍나? 우리 동네 사람인데 응원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했지요. 그러면 그 친구들도 말문이 막혀요."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은 여전히 낙후된 시골마을이다. 김 씨는 그 현실 속에서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 마을도 조금 나아지겠지요. 고향 마을 도로 사정이나 교통 문제 같은 건 좀 챙겨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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