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 범어동 엣 대구MBC 자리에 들어서는 '어나드범어' 공사 현장. <영남일보 DB>
'3.3㎡(1평)당 4천만원' 시대를 예고하며 관심을 받았던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 '어나드범어'의 세부 분양조건이 드디어 공개됐다. 분양가격은 면적에 따라 최저 17억7천600만원에서 60억원까지 책정됐다. 60억원은 전용면적 244㎡의 펜트하우스 두 채다. 특히 어나드범어는 같은 평형임에도 층별로 분양가격의 차이를 현저하게 두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대구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13일자로 대구 수성구청으로부터 승인받은 어나드범어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아파트 공급 세대수는 136㎡(이하 전용 면적) 93세대, 139㎡ 30세대, 153㎡ 211세대, 156㎡ 255세대, 160㎡ 2세대, 168㎡ 5세대, 170㎡ 5세대, 226㎡ 1세대, 244㎡ 2세대 등이다. 총 604 세대 중 77%가 153㎡와 156㎡로 구성돼 있다.
특이점은 면적과 타입이 동일한 조건임에도 최저층과 최고층 간 분양가격 차이가 4억원 가까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1개 층씩 높아질 때마다 평균 약 3천만원씩 높아지도록 설계돼 저층(2~3층)과 최고층(30층대) 분양가 차이가 3억8천만원을 넘어섰다. 주력 면적인 전용면적 153㎡(A타입)의 경우 최저층 분양가격은 19억6천100만원, 최고층인 31~32층은 23억4천400만원이다. 전용면적 156㎡(A타입) 역시 최저층 21억800만원, 최고층 24억9천400만원으로 분양가격이 큰 차이를 보였다. 4월 말 기준 대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억1천985만원임을 감안하면 층수에 따른 분양가격 차이가 아파트 한 채 값을 웃돈다. 4월 말 기준 대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2억5천80만원이다.
통상 지역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의 층수에 따른 분양가격 차이는 1천만원 안팎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공급된 대구 수성구 '범어아이파크 1차' 경우 공급 세대수가 가장 많았던 전용면적 84㎡ B타입 분양가는 최저가인 2층 9억6천653만원을 시작으로 3층 9억7천909만원, 4층 9억9천552만원, 5층 10억1천2만원으로 약 1천 만원씩 높아졌고 16~24층은 10억6억511만원이었다. 층수에 따라 약 1천500만원 차이를 두면서 최고·최저 분양가 차이는 1억원이 넘지 않는 9천800여만원으로 형성됐다.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병홍(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회장은 "층수에 따른 큰 차이를 보인 분양가격은 앞으로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의 판도 변화나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하이엔드급 주거시설을 내세우는 '어나드범어'의 특수성으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저 분양가격이 주는 상징성과 함께 3.3㎡당 4천만원을 넘지 않으려는 고심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지역 분양대행사인 대영레데코가 '어나드범어' 분양가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04세대 전체 평균 분양가는 3.3㎡당 3천9300만원으로 4천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 회장은 또 어나드범어의 분양 결과가 대구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공급물량 감소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는 금융규제로 대출이 제한적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며 "이 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단지별 분양 성적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포스코이앤씨가 공급하는 '어나드범어'는 대구 수성구 벤처밸리네거리 옛 대구MBC 부지에 대형 평형 604세대가 공급된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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