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자락에 웃음 한바탕”…달성 경로당이 ‘들썩’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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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9 09:00  |  발행일 2025-06-19
가창면 용계리서 ‘달성 청춘별곡’ 첫 공연…어르신들 웃음꽃
영상 공개 후 외지 가족들 반응도 “우리 마을 자랑하고 싶어요”
지난달 12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공연 '달성 청춘별곡'이 열렸다. 박지현 기자

지난달 12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공연 '달성 청춘별곡'이 열렸다. 박지현 기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 1·3리 경로당. 이른 오후 창 너머로 흥겨운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골목골목 퍼지는 구수한 멜로디에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겹쳐지며, 조용하던 마을이 오랜만에 들썩였다.


지난달 12일 이곳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트로트에 맞춰 어깨춤이 이어지고, 생필품을 걸고 푸는 퀴즈에선 박장대소가 터졌다. 재미는 기본, 감동도 놓치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노래를 부른 아내, 마을을 묵묵히 돌봐온 이장님에게 전한 영상편지. 여기에 부녀회원들의 율동까지 더해지자 경로당은 어느새 동네 잔치 한마당이 됐다.


이 흥겨운 행사는 대구 달성군과 (재)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이사장 최재훈)가 주최하고 영남일보가 주관하는 '달성 청춘별곡'이다. 달성군 9개 읍·면의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찾아가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 가수와 MC가 어르신과 직접 어우러지는 현장 중심의 공연이다. 단순한 위문공연을 넘어 세대 간 소통을 유도하고, 지역 공동체를 잇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기획됐다.


무대는 '4남매'라는 이름표를 단 공연단이 책임졌다. 대구에서 이름난 트로트 가수 박미영씨가 맏이로서 어르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둘째 채의진씨와 셋째 최영원씨는 어떤 노래에도 척척 반주를 맞추는 실력파 밴드로 분위기를 띄웠다. 막내 정기훈씨는 지역의 굵직한 행사마다 빠지지 않는 명MC로, 현장 분위기를 능숙하게 이끌었다.


지난달 12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경로당에서 열린 '달성 청춘별곡' 공연에서 한 어르신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경로당에서 열린 '달성 청춘별곡' 공연에서 한 어르신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행사 구성도 알차다. △이장님이 소개하는 우리 마을 △어르신 사연 소개 △노래 맞추기 게임 △어르신 자유무대 △초청가수 공연 등으로 이뤄졌다. 정해진 순서는 있지만 현장 분위기에 맞춰 유연하게 진행됐다. 형식보다는 사람에, 순서보다는 흥에 맞춘 것이다. 약 50명의 어르신이 함께한 가운데 펼쳐진 무대에서 하이라이트는 단연 직접 흥을 뽐낸 자유무대였다.



'달성 청춘별곡' 공연에 앞서 출연진과 마을 주민이 정자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달성 청춘별곡' 공연에 앞서 출연진과 마을 주민이 정자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연 영상은 최근 영남일보TV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영상은 마을을 알리는 홍보영상처럼 쓰일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와 손주가 영상을 보고 전화를 걸어오는 등 화면 밖의 뿌듯함도 컸다. 달성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 접근이 쉽지 않은 농촌 어르신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고, 마을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달성청춘별곡'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이 더 가까이에서 문화를 즐기고, 지역사회와 따뜻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넓혀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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