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산소재 기업으로 2020~2024년 국가R&D연구비 수주 집계 2위에 랭크된 <주>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ROii'.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제공>
최근 5년간 직원 1인당 국가 연구개발(R&D)비 1억2천900만원을 수주한 기업이 경북에 있어 관심을 모은다. 경산에 본사가 있는 국내 최고 수준 자율주행 기업 <주>오토노머스에이투지(이하 에이투지)다. 에이투지가 지난 5년간 지원 받은 국가 연구개발비는 245억3천만원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7일 스타트업 플랫폼 더브이씨(The VC)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공시된 연구개발 과제 정보를 토대로 각 기업이 수주한 연구비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주>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COii'.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홈페이지 캡처>
더브이씨에 따르면 에이투지는 5년간 245억3천만원의 국가 R&D 연구비를 수주하며 58개의 등록 특허수를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의 402억4천만원 바로 다음이다. 직원 수 190명을 감안하면 직원 1인당 지원 받은 국가 연구개발비는 1억2천900만원이다.
모빌리티 분야로 좁히면 에이투지는 국가 R&D 연구비 수주 1위다. 상위 20개 기업에는 아우토크립토, 카네비모빌리티, 비트센싱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된 포티투닷, 자율주행용 4D 라이다 센서 기업 인포웍스 등이 국가 R&D 과제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ROii' 홍보 영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홈페이지 캡처>
유병용 에이투지 부사장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율주행차 여러대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한 것이 국가 R&D 수주에 영향을 미친거 같다"면서 "하드웨어인 차량 제작도 시작하면서 관련 업계의 연락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에이투지는 경북 경산시에 본사를 둔 국내 최고 자율주행차 기업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55대의 자율주행차 운영과 62만㎞의 누적 최다 자율주행 거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운행을 위한 'M1 자율주행' 면허를 한국 기업 최초로 취득했다. 올해 3월엔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하는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Guidehouse Insights)의 2024 자율주행 기술 순위(2024 Automated Driving Leaderboard)에서 세계 11위에 오르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중 많은 수는 AI 스타트업으로도 분류되는데,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AI 기술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중 같은 기간 국가 R&D 연구과제를 수행한 기업은 총 607개로, 7천382억원을 수주했다. 이들 중에서도 에이투지는 가장 높은 연구비 수주 기록으로 1위에 올라있다. 에이투지와 같이 모빌리티 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수주한 연구비 비중은 16.5%로, 바이오·의료·헬스케어(28.8%)와 엔터프라이즈·보안(18.9%)에 비해 소폭 낮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막대한 투자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1~2위와 격차가 크지만 그 다음 수준을 공고히하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지난 정부에서 국가 R&D가 예산 삭감 등으로 부진했으나, 새 정부들어 R&D 예산 복원이 예상되며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AI가 강조되면서 AI 접목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추세다.
유 부사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가 먼저다. 그 다음으로 규제 완화가 함께 필요하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 외 판도를 뒤흔들만한 기업이 없다. 세계 3위를 고수하는게 좋은 전략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글로벌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사가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과 협업을 많이 하고, 생태계 구축을 같이 해준다면 미국과 중국에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투지는 앞으로 국가 R&D 수주는 물론, 국내 실증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 아시아,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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