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길에서]욕받이 정치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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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5  |  발행일 2025-07-16 제26면
약 한달 만에 쥔 완전한 권력
입법·행정·사법 장악 가시화
정치의 시간은 반드시 올 것
출마설엔 비난보다 검증을
언론 비판은 공정해야 산다
유영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유영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권력의 중심축이 좌파 진영으로 넘어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문재인 정권과 달리 이재명 정권은 영리하고, 속도감 있게 정국을 주도하면서 모든 권력을 장악해 가고 있다. 국회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정권교체를 통해 행정부를 장악했고 법원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무기한 연기함으로서, 권력의 바람이 불기 전에 알아서 먼저 눕는 '풀' 같은 존재로 스스로를 격하시켰다.


얼마 뒤에 있을 헌법재판소소장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헌재 구성원도 보수진영보다 진보진영 재판관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재명 정권은 역대 어떤 정권도 갖지 못했던 힘으로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국가를 경영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전횡을 바로 잡지도 못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대통령 심기만을 살피다가 자멸했다. 대선패배 후에도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지층의 비판과 분노에 당의 존재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비난과 비판에서 필자도 자유롭지 못하고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부 지역 언론은 국민의힘을 "전투력도, 존재감도 없는 웰빙정당"이라 규정하며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할 뿐, 도대체 당을 쇄신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라는 극단적 힐난도 서슴지 않는다. 만약 '웰빙정당'이 군사정권때 최루탄을 맞으며 가투를 벌이던 당시 야당과 비교해 볼 때 우아한(?) 투쟁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면, 그 비판은 달게 받겠다. 하지만 전투력의 기준이 본회의장 몸싸움, 상임위 장도리 사건 같은 서부활극을 의미한다면 필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대구에는 현직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의원들이 있다. 그럼에도 '존재감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당대표나 대권주자다운 인물이 보이지 않는 데서 나온 허탈함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에는 때가 있고, 때가 되면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얼마 전, 지역 일부 언론에서 내년 대구시장 후보군을 거론하면서 2022년 시장 예비후보의 이력이 있어서인지 필자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아직 한 번도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데, 이름을 올려놓고 'TK신공항과 수원지 이전 같은 지역 현안에는 손도 안 대고 잿밥만 노린다'는 식의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필자로선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추경 예결위 심사에서 필자는 이 두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 관계자로부터 'TK신공항도 광주공항과 비교해 불이익이 없도록 형평성을 보장하겠다'는 답변과 '수원지 이전에 대해선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오늘날 대구가 역사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소멸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현실에 대한 책임은 정치인들이 가장 크다. 하지만 필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시절, 그의 독단적 시정에 대해 선택적 침묵을 지켰던 일부 언론의 모습을 기억한다. 노파심이지만, 만약 내년 지방선거까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지지율 회복이 어려워진다면,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이들이 출마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땐 언론에서 무엇이라고 할지도 궁금해진다.


유영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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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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