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제주 코델리아 호텔에서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롤링페이퍼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희망인재 프로젝트 로고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이미 만났던 사람들처럼 느껴졌어요."
대구에서 시작된 우수인재 양성의 물길이 제주에까지 이어졌다. 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의 대학생 멘토와 제주지역 멘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교류행사 '혼저옵서예, 제주나들이'를 열었다. 영남일보와 제주동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해 10월14일 체결한 업무협약 이후 첫 제주 교류 행사로, 희망멘토단의 대표·부대표와 제주 멘티 장학생 4명, 제주동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멘토와 멘티들은 흐린 날씨에도 빡빡한 일정을 진행하며, 2박 3일간 깊은 유대감을 쌓았다.
◆멘토링 향한 첫걸음…다양한 추억 만든 여정

지난 11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광치기 해변 인근 카페에서 '16문 16답 빙고'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희망인재 프로젝트는 올해로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지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대구 지역 5개 복지관에서 선발된 장학생 멘티와 대학생 멘토가 익명의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 지원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선순환'이다. 장학생 멘티가 대학생이 되어 다시 멘토가 되는 구조가 핵심이며, 그 중심에는 '멘토링'이 있다. 원활한 멘토링을 위해서 다양한 교류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주지역 멘티 장학생들과는 거리상 온라인 교류가 주로 이루어졌다.
이런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멘티 장학생과 멘토 대학생 6명이 지난 3월 발대식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 어색한 공기가 감도는 것도 잠시, 복지관 관계자로부터 "서운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11일 첫째 날에는 광치기 해변 인근 카페에서 '16문 16답 빙고' 활동을 통해 서로의 취미, 좋아하는 음악, 꿈 등을 나누며 친밀감을 쌓았다. 이후 희망인재 프로젝트의 올해 목표인 '희망인재 카페 활성화'를 위한 게시글 작성 시간도 마련돼 대구지역의 멘토들과도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2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방문한 '제주 4·3 평화공원' 내부 모습. <사진=정수민기자>

지난 12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지난 12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스누피가든'을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다음 날인 12일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제주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테마파크 '스누피가든'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이날 저녁에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는 '롤링페이퍼' 활동을 거치며 서로 소감을 나누는 등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었다.
한 제주 멘티 장학생은 "멘토 선생님들과 만날 기회가 많은 대구 멘티들이 부러웠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즐거웠다"며 "다음에는 대구 멘티들과도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방문한 성산일출봉 입구. <사진=정수민기자>

지난 13일 오전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성산일출봉을 오르고 있다.<사진=정수민기자>

지난 13일 희망멘토단과 제주 멘티 장학생들이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13일 마지막 날 오전,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우비를 입고 30여 분 산을 오르며 지친 얼굴로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할 것 같다"던 아이들도 정상에 오른 뒤 한층 밝은 얼굴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했다. 그렇게 2박 3일간 짧은 여정의 아쉬움을 뒤로, 2주 뒤에 있을 희망인재 프로젝트의 연중 최대 행사인 '비전캠프'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설재희 희망멘토단 대표는 "지난해에도 제주 멘티 장학생과 매칭됐지만 한번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에 직접 만나 유대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진로 변경·공부법 공유 등 긍정적 영향 미쳐
제주지역 멘티들은 희망인재프로젝트 활동이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 것은 물론 진로를 결정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털어놨다. 제주의 한 멘티는 "학과에 대한 진로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과 변경을 결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학생 멘토의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학업에 대한 동기를 높이고 심리적 부담감 극복에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공부 방법을 질문했더니 멘토 선생님이 친절하게 알려줬다"는 등 생생한 후기가 이어졌다.
2022년부터 활동해온 제주지역의 멘티는 "이번 교류행사로 멘토와 더욱 친밀해진 것 같다. 작년 비전캠프에서는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이제 편하게 꺼낼 수 있었다"며 "올해 비전캠프 활동 전에 다양한 활동을 즐기면서 멘토와 가까워질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동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키워 지역의 밝은 내일을 준비하는 '희망인재프로젝트'의 선순환 정신이 제주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대구와 제주 인재들의 발전적 교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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