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논공중의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학교의 '또래 멘토링'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논공중학교가 다문화 감수성과 국제적 소양을 기르는 글로컬 교육으로 지역 IB(국제바칼로레아)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논공중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교내 교육 활동을 통해 세계적 맥락에서 사고하고, 문화적 차이를 이해·존중하는 국제적 소양을 기르고 있다. 논공중은 지난해 2월 IB 월드스쿨 중등 교육과정(MYP) 인증을 받았다.
◆새 문화 만나는 시간
논공중 전교생 138명 중 다문화 학생은 35명(32.6%)이다. 한국을 포함한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학생들이 모여있다.
현재 다문화 학생 비율은 3학년 22%, 2학년 36%, 1학년 48%로, 매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논공중은 IB 본부(IBO)가 요구하고 국제적 기대치에 부합하는 언어 정책을 수립해 시행중이다.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과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또래 멘토링'이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대표적인 학교 언어 정책이다. 또래 멘토링은 학급 내 자율적으로 멘토-멘티 학생을 조직해 멘토 학생이 멘티 학생의 과제 관리 및 학습에 도움을 준다. 한국어에 익숙치 않은 학생들은 다문화 학생끼리 팀을 구성하거나,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팀을 자유롭게 구성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2학년 조막심 학생은 "아직 한국어 실력이 충분하지 않지만, 다른 친구들 과제를 도와주거나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갈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언어와 교과 경계 허물다
논공중의 '교과통합수업'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교과 개념과 지식을 연결해 실제 세계의 문제를 깊이있게 탐구하고 폭넓은 관점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법이다. 학생들은 매년 한개 이상 교과통합수업에 참여해 한가지 접근 방법으론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를 서로 머리를 맞대 대응력을 키운다. 국어과 황은비·영어과 김민지 교사가 청소년 시기, 정체성을 주제로 한 '두 세계, 하나의 이야기'는 교과통합단원을 설계해 수업한 바 있다.
논공중은 지난 5월엔 다문화 교육 주간을 맞아 '다문화주간 행사'를 열었다. 다문화 학생이 자신의 모국어 사용 능력을 기르고, 모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매년 다문화 교육 주간엔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를 연다. 다문화 학생이 두 나라 간 문화 차이, 한국 적응 노력 등을 주제로 이중언어 원고를 준비한다. 한국 학생은 다문화 학생들의 원고 작성과 발표 준비를 지원한다.
이성임 논공중 교장은 "학교는 IB 월드스쿨로서 모든 학생의 다양한 언어학습을 통해 국제적 소양 함양을 장려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 속에서 넓은 세계를 체험하고 미래를 준비해 모두가 사회 공동선에 기여하는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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