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100세 시대를 지혜롭게 사는 법

  • 권정도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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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6 06:00  |  발행일 2025-08-05
권정도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권정도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무더운 날씨가 반복되는 요즘이다. 열대야로 선잠을 자며 누적된 피로가 좀체 풀리지 않는다. 그래도 아침 5시 좌선을 시작으로 일과를 시작해서 이런저런 업무와 회의를 반복하다보면 금새 하루가 저물어 간다. 시간이 어찌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최근에는 100세 인생이라는 말을 쉽게 듣는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 이제는 누구나 100세 정도 사는 것을 별일 아닌 것으로 여기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오복(五福) 가운데 하나로 수명이 긴 것이 포함되었으나, 이제는 삶의 질을 중시하며 긴 수명에 더하여 보람되고 의미있는 인생의 가치를 찾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길어진 수명의 시대를 어떻게 해야 더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부처님은 '오늘 하루를 온전하게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고 가르친다. 하루를 온전하게 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그저 바쁘게 쉼 없이 하루를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누구나 빠지기 쉬운 중생(衆生)의 함정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대부분은 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곧 어제의 내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끊임없이 어제의 나를 오늘로 소환한다. 어제 일어난 갈등이나 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오늘로 끌어와서 전전긍긍하거나, 또는 어제의 행복했던 감정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오늘에 소환해서 계속 이어가려고 집착하면서 정작 오늘 나에게 주어진 마음과 시간을 어제의 일들로 허비하기 일쑤다.


금강경(金剛經)에는 '과거심도 불가득, 현재심도 불가득, 미래심도 불가득'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간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찰나를 통해 흘러가버리는 것이며,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니 애써 머무르려고 하지 말고, 또 억지로 돌이키려고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집을 떠나 외국에서 공부하던 필자에게 어머니는 '오늘 놓쳐버린 한 끼는 죽을 때까지 다시 챙겨먹을 수 없다'고 하시면서 꼭 때에 맞게 밥을 챙겨 먹으라고 당부하셨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이며, 그것은 한 번 놓쳐버리면 시간이 지나서 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바쁜 일상을 통해 한 번 돌이켜보자. 나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때에 맞게 하고 있는가?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지금이라도 나의 시간에 맞는 일을 찾아 가도록 노력해 보자. 그것이 바로 후회 없는 삶,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삶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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