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피프라와의 보석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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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10:08  |  수정 2025-08-05 10:10  |  발행일 2025-08-05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피프라와'는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룸비니동산에서 14km쯤 떨어진 석가모니가 입적한 곳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석가모니 다비 후 사리를 여덟 왕국에 나눠 봉안했는데 이곳은 샤카족이 스투파를 세워 봉안한 곳이다. 1898년 식민지 지주였던 윌리엄 C. 페페가 이 스투파를 발굴하였다. 스투파는 2천년 이상 동안 마을 근처 밀림의 둔덕으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거의 원형 그대로였다. 페페는 거대한 석함을 발견하였고 그 안에는 다섯 사리병이 들어 있었다. 사리병에서는 유골, 재, 보석, 귀석, 백수정, 진주, 패각, 산호, 돋을새김 한 금판, 누금한 금판 등 1천800점이 쏟아져 나왔다. 단일 발굴로서는 최대량이었고 아소카왕 때 유물로 추정되었다. 1970년대에 한 발굴팀이 그 스투파를 더 파보았더니 석가모니 입멸 직후 만든 사리함 2개가 또 나왔다.


페페는 이 보석들을 영국정부에 맡겼다. 사리는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에 보내졌고 보석은 대부분 캘커타 박물관에 보관되었다. 문양이 꼭 같은 것들이 있어 영국정부는 그 한 쪽씩을 페페에 주었는데 331점이었다. 페페의 증손이 이 보석을 지난 5월에 있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았다. 여론이 들끓었다. 사후에도 유골에서 사리가 생성되므로 불자들에겐 이 보석도 사리와 다르지 않았다. '너희들은 예수의 유해를 팔 수 있겠는가?' 인도 문화부가 판매는 인도 법, 국제규범, 유엔협약에 위배되므로 페페 가족은 이 유물을 팔 권리가 없다, 이들은 보존과 종교적 목적으로 인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인도의 한 대기업이 이 보석을 매입하자 총리를 비롯하여 문화계 인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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