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 두번째)를 비롯한 지도부가 19일 경북 경주시 불국사를 방문해 조실 종우 대종사(오른쪽) 등 불국사 스님들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점검차 경북 경주를 찾았다. 민주당은 불국사에 들려 전 세계에 불국사 문화를 전파해 달라고 했고, 경북문화관광공사 육부촌 방문에선 APEC 만반의 준비를 당부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지도부는 이날 오전 불국사를 방문해 "오는 10월 개최되는 APEC 행사 때 각국 정상 영부인들이 불국사를 찾는다고 하니 우리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흠뻑 함양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불국사에서 큰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조실·혜주·선덕 큰스님 등에게 부탁했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내란이 발생해 우리나라로서는 위기에 처했는데, 부처님께서 잘 보살펴 주셔서 나라의 질서가 바로 잡혀가고 있다"며 "이제 APEC을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국가로 올라섰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년 고도 경주에서 가장 상징적인 불국사와 불교문화가 세계 만방에 잘 알려져 불교가 널리 전파되는 데도 큰 역할과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9일 경북 경주시 불국사를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조실 큰스님은 탄핵 정국 때 혼란이 있었다고 말하며 "지금은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면서 "혼란기를 보며 우리나라가 세계 민주국가의 선두에 설 가능성을 봤다. 양쪽으로 갈라져 싸우면서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정 대표는 불국사 큰스님들과 30분간 비공개 환담을 진행했다.
문대림 대변인은 환담이 끝나고 브리핑을 통해 "대선 전에 김혜경 여사가 불국사를 다녀간 것과 불국사에서 열린 전국 주지회의를 환영해 준 것에 고마움을 전하는 얘기가 있었다"며 "APEC 기간 불국사 방문객만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화장실 등 현실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엔 경북문화관광공사 육부촌을 찾아 APEC 성공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육부촌을 찾아 "국익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여야가 힘을 합쳐서 국익 추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 APEC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외교 무대가 아닐 수 없다"며 준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개최 도시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APEC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기념공원 조성 등 '포스트 APEC'에 대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도정 역량을 총 집중해 남은 기간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 성공적인 행사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또 "이런 기회를 갖는다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20여 개국의 정상들이 이곳 천년의 고도 경주에 와서 회의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 세번째)를 비롯한 지도부가 19일 경북 경주시 불국사를 방문해 조실 종우 대종사(오른쪽 네번째) 등 불국사 스님들과 차담을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이후 치러지는 APEC 회의라는 것을 부각하며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왔고, 놀라운 K-민주주의의 회복력이 입증되는 외교 현장이어야 한다"며 "APEC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외교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점에서 오는 유형무형의 국익적인 성과들은 우리가 미루어 짐작해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그런 면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APEC이 성공할 수 있도록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인 만큼 오늘 저희가 온 취지도 사전에 어느 정도의 준비가 돼 있는지, 준비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점검 차원"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준비되지 않은 부분은 (민주당도) 더 완벽하게 준비를 하자는 마음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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