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 지역학 공동학술대회] ‘대구 경북의 현재와 지역학’

  • 박준상·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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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1 19:20  |  발행일 2025-08-21
“대학·언론, 지역사회 문제 비판적 성찰 새 시대정신 제시해야”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와 대구경북학회, 영남일보가 공동주최한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 '대구 경북의 현재와 지역학'이 21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광석 대구RISE센터 센터장이 '지역과 대학 - 라이즈 사업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와 대구경북학회, 영남일보가 공동주최한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 '대구 경북의 현재와 지역학'이 21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광석 대구RISE센터 센터장이 '지역과 대학 - 라이즈 사업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홍덕률 전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홍덕률 전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기조강연 : 시대정신과 대구경북 지식인의 역할- 홍덕률 전 사학진흥재단 이사장


홍덕률 전 사학진흥재단 이사장(전 대구대 총장)은 '시대정신과 대구경북 지식인의 역할'이라는 기조강연에서 대구·경북의 시대정신 연구와 공론화, 연대와 공유, 대학과 언론의 본래 정신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대학과 언론 등 지식인 사회가 지역사회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진취적 정책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 전 이사장은 권위주의 행정과 책임정치의 실종, 그리고 극우 담론의 확산이 대구경북 사회를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과의 대비도 언급했다. 광주·전남, 충청, 부산 등은 대통령이 직접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지역 목소리를 청취하고 주요 정책을 약속받는 등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무기력하게 소외된 채 중앙정부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전 이사장은 "광주는 무안공항 TF 설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TK 신공항 문제는 여전히 변방의 과제로만 남아 있다"며 지역 사회가 주체적으로 시대정신을 세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이사장은 "낡은 이념과 과거에 매달리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인문사회과학자와 언론이 비판적 문제제기와 진취적인 정책 제안을 통해 지역 사회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학·언론·시민단체가 서로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협력하는 연대의 장을 넓혀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대학은 지역에 대한 책임과 소명의식을 잃지 말아야 하며 건강한 청년운동의 후원자가 돼야 할 것이며, 지역 언론에 대한 감시와 함께 건전 매체 후원, 가짜뉴스 추방, 대안언론 성장 운동이 지역 사회 차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윤영휘 경북대 교수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윤영휘 경북대 교수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공공기억 사업과 대구경북- 윤영휘 경북대교수


윤영희 경북대 교수는 '공공기억 사업과 대구경북'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억의 독점이 아니라 기억의 공유를 추구하는 대구형 기념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 교수는 "집단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초"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기억은 다층적이고 감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역사라는 것은 제도화되고 공식화된 서사로 굳어진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특히 공동체의 기억은 박물관·교과서·기념일·국가 담론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역사로 고정되는 과정을 거치며, 권력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작업"이라는 점을 짚었다.


낡은 이념서 벗어나 적극적 정치행보로 현안 해결 필요

RISE 사업 통해 상생발전하면 청년 이탈 막을 수 있어

대구시민사 AI와 결합 새로운 형태의 지역사 편찬 가능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와 대구경북학회, 영남일보가 공동주최한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 '대구 경북의 현재와 지역학'이 21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와 대구경북학회, 영남일보가 공동주최한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 '대구 경북의 현재와 지역학'이 21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부산의 지역학 현황과 대구경북-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부산의 지역학 현황과 대구경북'을 주제로 부산학의 성립과정을 보여줬다. 오 대표는 이를 통해 지역학의 성과와 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부산학의 경우 1980년대 후반 개별 지역연구에서 연구자들이 공동연구 모임을 결성하기 시작했으며, 1988년 지역사회연구회의 출범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1990년대에는 부산권 문헌 목록화 작업이 추진됐다. 이후 1998년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여러 저서를 발간하는 등 자료 수집과 정리가 이어졌다.


2003년 부산학연구센터가 설립되면서 부산학의 체계 확립이 본격화됐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일찍부터 부산 발전을 위한 철학과 이론적 체계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연구 성과를 축적해왔다.


부산학연구센터는 단순히 연구소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대학·박물관·향토연구자·문화단체와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가 지역 사회에 환원되도록 노력했다.


김광석 대구RISE센터 센터장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김광석 대구RISE센터 센터장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지역과 대학, 대구RISE사업의 현황과 과제- 김광석 대구RISE센터장


김광석 대구RISE연구센터장은 '대구RISE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지역 특성과 발전 전략에 맞춰 대학 혁신을 지원하는 RISE 사업을 통해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김 센터장은 △대구 고교 졸업자 감소 △최근 3년 대구 고교생의 수도권 대학 진학 희망 비율 증가 △지역 대학 졸업자의 지역 내 취업률 하락 △대구 청년 전출자 증가 등 지역이탈 및 인구유출 등 대구경북 지역과 지역대학이 직면한 위기와 배경을 구체적 수치와 함께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교육과 일자리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순환형 인재 생태계 구축의 핵심 요소"라며, "수도권 블랙홀 현상에 대응할 지역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지역 대학 입학자원 기반 약화와 졸업 후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부터 본격 개시된 RISE 사업을 통해 지역-대학 협력사업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권응상 대구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권응상 대구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인공지능지역학과 DG-LMM(대구경북 특화 대형언어모델) 구축- 권응상 대구대 교수


권응상 대구대 교수는 '인공지능지역학과 DG-LMM(대구경북 특화 대형언어모델) 구축'을 주제로 발표했다. 권 교수는 글로벌 지역학과 글로컬 지역학을 아우르는 인공지능지역학으로의 통합을 제안했다. 또 대구경북에 특화된 지역 AI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권 교수는 지역학의 새로운 방향으로 '인공지능지역학'을 제시했다. 기존의 지역학이 1.0, 2.0, 3.0으로 발전해왔다면, 이제는 글로벌 지역학과 글로컬 지역학을 아우르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지역학은 소멸 위기 대응 차원에서 발전했으나 파편화되는 경향이 있어, 이를 인공지능지역학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인공지능지역학에 대해 "AI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존재와 의미, 역할,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며 "단순히 디지털화된 아카이빙에 머무르지 않고, AI를 교육하고 활용하는 연구자 주도의 학문으로서, 글로벌 메가리전(초거대 도시연결권·mega region) 연구에서 지방 소도시 생존 전략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을 지향한다"고 의미를 분석했다.


권 교수는 지역 AI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무방비로 대형언어모델(LLM)에 의존할 경우 데이터 식민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지식의 주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DG-LMM(대구경북 특화 대형언어모델)은 지역경제 분석, 관광 활용,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 지역 발전의 필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승희 영남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박승희 영남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시민사 편찬과 시민 AI- 박승희 영남대 교수


박승희 영남대 교수는 '대구시민사 편찬과 시민 AI'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시사 편찬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 박 교수는 "대구시민사가 AI와 결합해 'AI 도시 대구'로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대구시사(市史) 편찬의 목적을 도시의 사회 동력을 확보하고, 분권시대의 도시 정체성을 세우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역사 편찬을 통해 지역학 연구 및 AI 기반 모델로 확장한다는 것으로 규정했다.


박 교수는 대구시민사 편찬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학제 간 융합 발전, 주체적 시민 서술, 지역학 상호 연계, 도·시사 적극 수용을 제시했다.


단순한 통사뿐 아니라 시정사, 주제사, 생활사, 구술사 등 다양한 역사 서술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아카이빙을 통해 자료를 종합 정리하고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시민이 주체가 돼 서술하고, AI가 아카이빙과 자료 활용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지역사 편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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