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8일 밤, 대구 북구 노곡동과 조야동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서변동 방향으로 급격히 번지며 도심을 위협하고 있다. 영남일보DB
경찰이 지난 4월 대구 도심을 매캐한 연기로 뒤덮었던 '함지산 대형산불'의 원인을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특정했다. 수사를 시작한 지 4개월만이다. 경찰은 60대 남성을 용의자로 추정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27일 영남일보 취재결과, 대구 강북경찰서는 지난 18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60대)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8일 오후 대구 북구 함지산 일대에서 담배를 피워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산불 조사기관과 협력해 현장 감식,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목격자 진술 확보 등을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A씨의 담뱃불 불씨가 발화지점 등 산 일대에 옮겨붙으며, 불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담뱃불이 산불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조사 방식이나 증거 확보 과정은 수사기밀에 해당한다"며 "추가 조사를 통한 검찰의 기소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지산 산불은 지난 4월 28일 오후 발생해 사흘간 축구장 약 440개 면적(310㏊)을 태웠다. 당시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두 차례 발령했다. 북구 노곡동·조야동·서변동 등 인근 주민 6천500명(3천514세대)에게 대피명령도 내려졌다. 불길은 5월 1일 내린 비로 완전히 잡혔다.

박영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