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장’ 나서는 대구 수성구의회 …‘외유성’ 불신 속 ‘변화’ 시험대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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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10 11:40  |  발행일 2025-09-10
본회의가 진행 중인 대구 수성구의회 모습. 영남일보DB

본회의가 진행 중인 대구 수성구의회 모습. 영남일보DB

다음달 대구 수성구의회가 일본으로 국외출장을 떠난다. 지방의회 국외출장을 둘러싼 '세금낭비·외유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관련 지침 강화 속에서도 정면돌파를 강행한 셈이다. 이번 수성구의회 결정이 지역사회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성구의회는 올해 10월 27~ 31일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시와 이즈미사노시를 방문한다. 조규화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10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6명이 동행한다. 경비는 체제비 1천850만원 등 총 3천730만원이다.


수성구의회가 제출한 계획서를 보면, 이번 연수 목적은 △도시 간 교류협력 관계 강화 △일본 빈집 정비 및 재생 우수사례 발굴 △유휴공간 등 활용 다기능 복합공간 운영 등이다. 이즈미사노시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양 도시는 2023년 7월 우호교류협정을 맺은 뒤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올해 1월 이즈미사노시의회가 수성구를 방문하기도 했다.


수성구의회 측은 "이즈미사노시 측에서 올초 시의회의 수성구 방문에 대한 답방을 요청했다"며 "이번 방문은 단순 교류를 넘어, 일본의 도시재생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수성구 현안에 적용 가능한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옛 목욕탕을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 민간 NPO 주도로 지역을 되살린 '아만토마을'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방의회 국외출장을 둘러싼 사회적 불신이 여전하다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수성구의회는 2023년 프랑스·이탈리아 출장 당시 관광 위주의 일정을 소화하고, 인솔자 비용 약 300만원을 예산으로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적과 경찰 고발까지 받았다.


앞서 지난 7월엔 수성구의회와 마찬가지로 부적절한 국외출장 문제로 경찰 압수수색까지 당한 북구의회가 국외출장을 계획했다가 지역사회 뭇매를 맞았다. 결국 북구의회는 출장을 취소했다.


하지만 수성구의회는 비판 여론을 감수하겠단 입장이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지방의회 국외출장 규칙 표준안'에 따라 지난 6월 관련 규칙을 전면 개정한 만큼, 오히려 이번 출장을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 개정안 내용은 △심사위원회 설치 △사전검토 강화 △사후관리와 정보공개 확대 △비용 지출 제한 등이다.


조규화 수성구의장은 "현재 지방의회가 마주한 국외출장 논란의 근본적 책임은 의원들에게 있다. 의원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달라져야 한다"며 "시민들의 우려를 잘 안다. 이번 만큼은 목적성이 담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사전검토와 사후관리까지 만전을 기하겠다. 더는 같은 지적을 받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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