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 현수막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 입장을 전하는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 모습. 장성재 기자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가운데)과 정원호 월성원자력본부장 등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 장성재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경주 시내에 내걸린 홍보 현수막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주민을 무시하는 듯한 표현이 포함돼 논란이 일자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현수막은 지원사업을 알리려는 취지였으나 표현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국민과 경주시민께 상처와 불신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모든 대외 활동에서 지역 정서를 세심히 살피고 내부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이름으로 게시된 이 현수막은 "주민을 시혜적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비판을 불렀고 즉시 철거됐다.
당일 현수막은 3개가 1세트로 도심 12곳에 내걸렸고,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의 문구가 적혔다. 월성원자력본부 지역협력 부서에서 문구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벚꽃마라톤대회 당시 1만5천 그릇의 잔치국수를 시민과 대회 참여자에게 지원한 것을 강조했지만 적절하지 않은 표현으로 시민들의 질책을 받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너무 모욕적"이라며 공공기관의 태도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한영태 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장도 "공기업이 시민을 기만했다"며 명확한 사실관계와 한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전대욱 직무대행은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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