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 중구 구립도서관 건립 두고 구청·구의회 ‘시각차’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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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8 17:56  |  발행일 2025-09-28

주차장 면수 확보 ·토지 매입 등 난항 겪어

추진 4년 만에 사업비 330억→560억 증가

도서관 외 대형사업 겹치며 "중단론" 고개

구청 "지금 중단하기엔 패널티 등 우려"


대구 중구청 전경.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청 전경.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 공공구립도서관 건립사업을 놓고, 구의회와 집행부(중구청)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00억원가량 불어난 게 의견충돌의 도화선이었다. 추가 비용을 모두 구비로 충당해야 해서다. 중구의회는 구재정이 여의치 않다며 사업 '중단' 또는 '보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구청은 지역 내 첫 구립도서관인데다, 매칭사업으로 이미 투입된 국비 탓에 자칫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며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청은 2022년 현 동인공영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1만1천955㎡· 지하4층~지상6층 규모로 공공구립도서관 건립사업에 착수했다.


당초 사업비는 330억원(국·시비 107억·구비 223억). 하지만 주차장 면수 확보와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사업이 두 차례나 틀어졌다. 현재는 사업비가 560여억원(국·시비 107억·구비 443억5천만·특별교부세 12억)까지 불어났다. 이 때문에 완공 시기도 2024년→2028년으로 늦춰졌다.


문제는 추가 사업비 230여억원을 모두 구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구청은 재정부담 우려가 크다. 대규모 구비를 투입하는 사업이 즐비해서다. △복지누리반다비체육센터(구비 412억) △동인동·남산1동 행정복지센터 신축(구비 363억) △북성로 일대 공영주차장 조성(구비 141억) △남산동 남산지구 뉴빌리지 사업(구비 90억) △시니어클럽 재건축(구비 80억)이 대표적이다.


도서관건립 사업비가 500억원을 넘어,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사업 승인'이 아닌 '재심사'를 받게 되면 착공 시기 지연 등으로 사업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구 의원들은 사업 취지엔 공감하지만 도서관 건립의 적절성에 대해선 '회의론'이 적잖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큰 사업이 될 수 있어서다. A 구의원은 "점점 불어나는 사업비가 문제다. 이르면 내년에 착공한다 해도, 지금보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 자명하다. 이 모두 '시민 혈세'로 채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구의원은 "중구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이 있는데, 단순히 '구립도서관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 오는 11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도서관 관련 예산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중구청은 '사업 중단'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추가 재원 마련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고 정부 공모로 따온 사업을 취소하면 향후 각종 국가사업 선정 대상에서 배제될 수도 있어서다. 중구청 측은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25억원 정도지만, 국비 등이 들어간 사업이어서 중단하면 패널티가 우려된다"며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결과가 나와야 착공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사업비 추가 상승이 없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여 예산이 부족하면 구청 재정안정화기금(1천300억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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