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반중·반미 시위, APEC 성공 방해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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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09 13:23  |  수정 2025-10-09 13:25  |  발행일 2025-10-09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반(反)중·반미 집회나 시위가 격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열리는 반중·반미 집회가 경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명동 등지에서는 정부 단속에도 불구하고 반중 시위가 지속하고 있다. 추석 연휴 첫날이자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우 보수단체의 반중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특정 국가와 국민에 대한 혐오와 관련해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집회에선 노골적인 혐중 발언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대구에서 미국의 관세협상 압박,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반미 집회가 열렸다. 대구지역 한 퇴직 교사단체가 캠프 워커 미군 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한미군 철수'를 외쳤다. 동대구역 신세계백화점 앞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APEC을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반중·반미 시위가 반복되면 중국,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가 신인도가 땅에 떨어지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우리가 거친 발언을 쏟아낸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각국 정상과 수행 인원이 경주를 방문하는 가운데 반중·반미 시위로 국가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문제 해결은커녕 상대를 자극하는 강경 발언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한국이 의장국인 APEC은 우리의 대외 위상을 회복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APEC 성공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곱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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