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대통령 뜻이…“TK신공항 짓지 말라는 것이냐”

  • 논설실
  • |
  • 입력 2025-11-12 07:27  |  발행일 2025-11-12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방정부가 공항 개설로 인한 혜택은 누리지만 건설이나 운영과정에서 책임은 부담하지 않는다"며 "지방공항이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전제로 추진되도록 중앙과 지방정부간 비용분담 개선방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무분별한 지방공항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지방공항에 대한 입장은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시민들과의 타운홀 미팅 때 했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관련 발언 이후 처음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군사공항 이전은 정부사업으로 해야 한다'는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건의에 대해 "제가 보기엔 맞다"며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얼마 정도 지원해야 하는지, 편익은 얼마인지, 실현가능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발언의 틀 안에서 강 실장 언급을 보면, 군사공항(K2) 및 민간공항(대구공항)을 한꺼번에 이전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은 손익분석을 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 대구시 주도로 '기부 대 양여 방식(민간사업자가 군사공항을 먼저 지은 뒤, 후적지 개발이익으로 선투자된 군사공항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추진중인 군사공항 이전에는 정부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부자금으로만 건설하려던 민간공항에 지방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군사공항 이전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버거운데, 민간공항 건설비용까지 지방에게 부담시킨다면 지방에는 공항을 짓지 말라는 말과 마찬가지다. 이게 "실현가능하게 검토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뜻은 아니길 바란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