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가창면 냉천리 일대 냉천유원지 전경. 산줄기와 계곡이 어우러진 골짜기 속에 유원지, 스파밸리, 주변 상가 등이 자리한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달성군 가창면 냉천리. 산줄기와 계곡이 고르게 내려앉은 골짜기에 냉천유원지가 있다. 이름처럼 물결이 맑고 차가워 여름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1972년 유원지로 지정된 후 한때 '계곡 피서지'의 대명사처럼 인식됐다. 시대 변화와 새 관광지 등장으로 잠시 잊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한 자연속 힐링 수요가 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도심에서 차로 20~30분 달려 도착하면 가장 먼저 공기 자체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귀를 깨우고, 숲의 그늘은 도시에서 잊고 있던 '느린 시간'을 복원한다. 화려함 대신 담백함을 주는 이 곳엔 근사한 조형물 없지만 여백의 미는 가득하다.
냉천유원지는 1970~1980년대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몰리던 생활형 유원지의 전형이었다. 완만한 계류, 넉넉한 그늘, 농가에서 운영하던 간이 매점들이 들어서며 매년 여름이면 북적였다. 가창권역이 본격 개발되기 전, 이 곳은 계곡과 여름 풍경의 상징 같은 장소였다.
주변 관광지들도 시류에 따라 변모했다. 정원형 테마파크 '허브힐즈(옛 냉천자연원)'는 현재 '에코테마파크 대구숲'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리모델링을 위해 잠시 휴업 중이다. 인근에는 생태·체험·휴양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네이처파크'가 관광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처파크는 40만㎡ 부지에 조성된 복합 생태공간이다. 대형 식물원과 초대형 글라스 하우스 동물원, 방사형 야외 동물원이 결합된 형태다. 300마리 이상(50여 종)의 동물과 수목(350여 종), 다양한 꽃(100여종)들이 공존하는 전국 최초의 '교감형 생태동물원'을 표방한다. 관람 중심이 아닌 '상호 교감' 중심의 동선과 운영 방식이 눈길을 끈다.
네이처파크와 맞닿은 스파밸리(워터파크·온천 시설)는 사계절 이용 가능한 레저 시설이다. 야외 파도풀과 슬라이드, 가족형 유수풀, 실내 온천 스파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계곡에서의 자연 휴식과는 또 다른 '액티비티형 피서' 수요를 충족한다. 여름철엔 워터파크와 냉천유원지 계곡을 연계해 '자연+레저'를 결합한 나들이 코스로 즐기는 방문객이 많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실내 스파를 중심으로 조용한 휴양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냉천유원지의 정적과 스파밸리의 역동성이 나란히 존재한다.
이런 구성에 퍼블릭 9홀 골프장인 냉천CC, 그리고 계곡 맞은편의 냉천 전원음식점단지가 더해진다. 유원지·레저·식사·생태체험·워터파크까지 이어지는 '반나절 관광 루트'가 자연스레 완성된다. 규모는 대형 관광지에 견줄 만큼 넓지는 않다. 하지만 방문 동선이 명확하고 성격이 뚜렷해 화려한 상업시설 없이도 충분히 머물다 갈 수 있는 힐링여건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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