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생활 물가는 3% 가까이 올라, 1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과 수입 먹을거리가 많이 오른 영향이 컸다. 고공 행진하는 환율 탓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어제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20으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 9월 2.1%, 10월 2.4% 등 3개월 연속 2%대에서 움직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9% 올랐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고환율 발(發)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축산물(5.6%)에서 오름폭이 컸으며, 석유류(5.9%)는 국제 유가의 하락에도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데다, 고환율 영향으로 상승 폭이 전월(4.8%)보다 커졌다. 물가당국이 주목해야 할 분야는 가공식품과 외식 분야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추가 인상 압력 요인이 적지 않다.
문제는 생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요인이 더 많다는 점이다. 겨울철 난방수요 증가로 국제 유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큰 데다, 고환율 여파가 서서히 우리 실물 경제에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초부터 '물가 쇼크'가 발생할 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입 원자재 값은 보통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이렇게 되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서민, 특히 저소득층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고환율을 오래 방치하면 내수 경제는 물론, 서민의 삶을 더 팍팍하게 한다. 정부는 먹을거리 물가 안정 대책과 함께 발등의 불인 환율 불안을 진화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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