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을 뜻한다. IT 거품이 꺼졌던 2003년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로저 맥나미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원래는 경제 용어였으나 이젠 사회·정치·문화 등 범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통용된다. 이를테면 1인 가구 확산과 개인주의 경향에 따른 '혼밥'이나 '혼술', 기후 변화에 따른 역대급 폭염이 뉴 노멀에 속한다. 남성 44%가 여름에 양산을 이용하는 일본에선 '양산 쓰는 남자'가 새로운 기준이다.
명절 차례 생략,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산, AI 범용화도 뉴 노멀이다. 뉴 노멀이 등장하면 기존의 표준은 올드 노멀로 쇠퇴한다. 예컨대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이 전방위로 확산하면 다자무역체제의 자유무역은 올드 노멀이 된다.
정치적 뉴 노멀이라면 유튜브 세력의 급부상과 강성 지지층에 집착하는 팬덤 정치를 들 수 있겠다. 경제적으론 저성장이 뉴 노멀로 꼽힌다. 이제 1%대 성장률은 전혀 생경하지 않다. 외려 자연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의 발로다.
원·달러 환율 1천400원대도 뉴 노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달러 패권 지속, 한국의 2천억달러 대미 현금 투자, '서학 개미' 급증 등의 요인으로 당분간은 2년 전의 1천200원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함의가 깔려 있다. 일부 증권사는 "달러 선물 ETF에 투자할 적기"라고 부추긴다. 추세적 고환율이 이어진다는 방증일까.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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