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년 만에 靑 이사 시작, 3년 뒤 또 세종 이사?
어제부터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사가 시작됐다. 업무시설 이사는 크리스마스쯤 완료된다고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로 되돌아가는 건 3년7개월 만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근무했던 74년이란 '청와대 시간'이 다시 이어지게 됐다. 오욕의 용산 시대를 뒤로하고 원래의 청와대로 이전한다지만,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착잡하다. 혼란의 국정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청와대 복귀' 공약을 이행한 이재명 대통령은 "퇴임식은 세종에서 한다"고도 했다. 어쩌면 3~4년여 뒤 대통령실은 또 이전을 추진할 지 모른다. 대통령 집무실이 안착하지 못한 모습은 대한민국 정치의 불안정과 혼돈을 보여준다. 세종은 과연 최종 종착지일까. 정권이 바뀌면 또 용산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쯤 되면 대통령 집무실의 공간이동에 대한 숙의가 필요하다. 조변석개하는 대통령 집무실로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없다. 대통령 집무실의 상징성과 효율성, 역사성과 행정의 연속성이 훼손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용산 이전 때도 '권위주의 청산'과 '개방'을 내세웠지만 어느 것 하나 이행하지 못했다. 되레 불통과 계엄의 상징, 비리와 무속 논란만 낳았다.
3년7개월 사이 왕복 이사비용만 1천300억원에 달한다. 돈의 문제가 아니다. 외교부 공관, 경호부대, 국방부 및 합참 청사도 맞물려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모두 외교·안보의 핵심 시설들이다. 이전과 복귀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하나의 방법밖에 없다. '제도화'다. 대통령 집무실 위치의 법제화와 함께 국민투표 등 민주적 절차의 도입이 대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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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이라면 '법관의 의사는 존중돼야 한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내란전담재판부 및 법 왜곡죄 도입 법안(형법 개정안)'에 대해 전국 법관들이 위헌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의장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정기회의에서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전국법원장회의도 "두 법은 재판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헌법상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원칙의 관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번 법 추진을 놓고 핵심 당사자인 법조인들이 모두 거부한 셈이다.
위헌 논란은 여러 측면에서 제기된다. 특정 사안을 꼭 집어서 별도 재판부를 사후에 구성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는가란 의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이 민주당과 집권세력의 희망대로 신속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인정한다 해도, 외부의 압력을 반영해 특별한 재판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재판을 시도한다면 민주주의 근본질서와 삼권분립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법 왜곡죄는 말할 것도 없다. 판사 검사가 내린 법률적 판단을 다시 검증하겠다는 의도인데, 이럴 경우 '옥상옥(屋上屋)'의 재판대가 창출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민주공화국의 최종 법관은 어디에 귀속되느냐는 의문이 솟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개혁에는 갈등과 저항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다. 낡은 관습을 버리고 새 것을 도입하자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렇지만 이번 사안은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 민주공화국의 축과 틀을 개조하려는 법을 가져오려면 차라리 헌법부터 먼저 바꾸는 것이 법치주의의 수순이기 때문이다. 위헌성이 농후한 법이 '개혁과 내란청산'이란 그럴싸한 구호로 포장돼 다수의 힘으로 강제된다면 그건 공화국 법치국가의 궤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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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사태 끝나도 여전한 지역 필수 의료 공백 우려
의정 갈등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첫 전공의 모집에서도 여전히 지역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대구권 주요 수련병원 대부분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구권 5개 수련병원의 경우 정원 211명 중 156명이 지원해 충원율이 73.9%에 그쳤다. 반면 서울대병원, 고려대의료원 등 수도권 병원은 지원율이 100%를 넘는 곳이 많았다.
낮은 충원율도 문제이지만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외과 등 핵심과의 지원율이 턱없이 낮거나 아예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곳이 속출해 지역 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지역에서 가장 큰 수련 규모를 갖춘 경북대병원(본원·칠곡 포함)도 피부과·성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 등 일부 인기과에서는 경쟁이 붙었지만, 내과·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과는 미달됐다.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가정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의 경우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회생을 목표로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의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셈이다.
지역병원가에서는 수도권 수련 병원 선호, 필수과 기피와 인기과 쏠림 현상이 이미 고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 상당수가 의료현장으로 돌아왔지만, 지역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방·필수 의료 기피 현상은 단순히 병원 내부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 붕괴로 직결되고 장기적으로는 전공의 수련체계를 위협한다. 이는 지역을 넘어 국가 의료체계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 지방·필수 의료를 살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 의료체계를 정상화할 정부의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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