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인 가구가 80만세대를 넘어섰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다세대주택 3층. 올해 일흔셋인 김모 씨는 아침마다 작은 전기주전자로 물을 끓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자녀들은 모두 타지에 정착했고,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뒤 혼자 산 지는 8년째다. 집 안에는 TV와 식탁, 간이 침대가 전부다. 김씨는 "시장에 나가는 날 말고는 하루 종일 사람을 못 보는 날도 많다"며 "몸이 아프면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초연금과 약간의 임대수입으로 생활하지만 외출이 줄어들면서 이웃과의 왕래도 거의 끊겼다.
대구·경북에서 세 집 중 한 집 이상이 1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반 가까이가 고령층으로 확인되면서 '혼자 늙어가는 지역'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수치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 1인가구는 37만1천가구로 전체 104만4천가구의 35.5%를 차지했다. 1년 전(34.7%)보다 0.8%포인트 증가했다. 경북의 1인가구 비중은 38.9%로 전국 17개 시·도 중 다섯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은 36.1%다.
연령 구조는 더욱 뚜렷했다. 대구 1인가구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은 41.6%로 전국 평균(37.4%)을 웃돌았다. 70세 이상은 22.2%였다. 반면 20대 이하(16.4%), 30대(15.1%), 40대(11.1%)는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경북은 고령화 정도가 더 심했다. 60세 이상이 46.7%, 70세 이상은 26.8%로 전국 세 번째 수준이었다.
젊은 1인가구의 모습은 또 다르다.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이모(27·여) 씨는 취업 이후 울산 생활을 정리하고 1년 전 대구로 내려와 혼자 살고 있다. 독립을 유지한 이유는 생활 방식과 비용 부담을 스스로 조절하기 위해서다. 그는 "본가로 다시 들어갈까 고민했지만 생활 패턴이 달라 혼자 지내기로 했다"며 "월세와 생활비를 혼자 감당해야 해 소비를 줄이고 있다. 그래도 혼자가 편하다"고 말했다. 이씨의 한 달 지출은 월세와 관리비, 식비 등을 포함해 약 170만원 수준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1인가구 월평균 소비지출(168만9천원)과 비슷했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대구에서는 남구의 1인가구 비중이 48.4%로 가장 높았고 중구(42.7%), 서구(39.5%), 군위군(36.5%) 순이었다. 수성구는 29.4%로 가장 낮았다. 경북에서는 울릉(47.3%), 영덕(45.6%), 의성·청송(각 43.5%), 영양(43.2%) 등 군 단위 지역에서 비중이 높았다.
전국적으로도 1인가구 증가는 뚜렷하다. 지난해 전국 1인가구는 804만5천가구로 처음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1인가구 평균 연소득은 3천423만원,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천원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 1인 가구 80만 돌파…세 집 중 한 집 홀로 생활.
이승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