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반등과 둔화의 갈림길에 있는 한국 경제의 잠재력

  • 임규채 경북연구원 사업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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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6 17:12  |  수정 2026-05-07 10:14  |  발행일 2026-05-08
임규채 경북연구원 사업지원본부장

임규채 경북연구원 사업지원본부장

최근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물론 반도체 경기 회복이 긍정적 신호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것만으로 경제 전반의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기적 회복과 달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증가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분석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이미 2% 수준까지 낮아졌으며, 향후에는 1%대 진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는 경기 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속도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고 본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사실 크게 낯설지 않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노동력 감소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경제 성장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 측면에서도 사정은 같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산업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즉 같은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마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 구조 전환이 지연되고 숙박·음식업과 같은 서비스업은 디지털 전환이 느려서 생산성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서로 맞물리며 저성장 고착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GDP 반등도 특정 산업, 특히 반도체 중심의 회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내수와 서비스업 회복은 여전히 제한되어 있고, 건설 투자나 민간중심의 인프라 사업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총량 지표는 나아지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체력은 따라오지 못하는 불균형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 경기 부양책에만 의존하는 접근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필요한 것은 성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략이다. 노동시장에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고 노동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을 통해 업무 효율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여 노동생산성의 구조적 개선을 통해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산업 측면에서는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와 함께 디지털, 인공지능,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동시에 규제 개선과 혁신 생태계 구축을 통해 민간의 투자와 기술 진보를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한국 경제는 지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단기 지표의 반등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구조적 과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이다. 부족한 동력으로 인해 성장은 더 이상 저절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경제의 기초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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