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는 곧 ‘경제 위기’…대구경북 16년간 잠재 부가가치 44조 놓쳤다

  • 최미애
  • |
  • 입력 2025-12-10 06:30  |  발행일 2025-12-10
2025 대구경북 금융경제 세미나 발표
대구·경북 누적손실액 13조·31조 추정
매년 지역 내 총생산의 1% 이상 손실
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2025 대구경북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김규현(왼쪽 둘째) 계명대 교수가 기후변화로 인한 대구경북지역 경제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2025 대구경북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김규현(왼쪽 둘째) 계명대 교수가 '기후변화로 인한 대구경북지역 경제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16년간 기후 변동성으로 인해 사라진 대구경북지역의 잠재적 부가가치 누적 손실액이 44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로 인한 대구경북지역 경제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한은 2025 대구경북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김규현 교수(계명대)와 이지웅 교수(국립부경대)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두 교수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국가데이터처(통계청)와 기상청의 공동데이터를 활용해 15개 주요 산업에 대한 패널 데이터를 구축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분석 결과, 더위의 정도 보다는 계절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발표를 맡은 김규현 교수는 "(여름-겨울의) 기온차가 평년보다 적은 '온화한 해'에는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가장 온화했던 해에는 기준 대비 생산성 성장률이 14.8%포인트(p)나 높았다. 반대로 기온차가 평균보다 큰 '극심한 해'에는 9.9%p나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후 변동성으로 사라진 잠재적 부가가치 누적 손실액이 대구는 13조원, 경북은 3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누적손실액을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대구는 매년 약 8천100억원, 경북은 약 1조9천억원의 잠재적 부가가치를 기후 때문에 잃어버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매년 각 지역내 총생산(GRDP)의 1.2~1.6%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교수는 "비유하자면 기후변동성으로 매년 대구와 경북에 새로운 중견기업 수 십 개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피해가 전달되는 경로에 있어선 대구와 경북이 차이가 있었다고 분섰했다. 대구는 총 피해액의 약 70%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했고, 폭염 등이 소비 활동과 도시 기능 전반을 위축시킨 결과라고 해석했다. 반면, 경북은 제조업 피해액 규모가 서비스업을 압도해 생산 차질과 운영 비용 증가 등 제조업 기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대처 방안으로 "대구는 폭염, 한파가 소비와 도시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는 '도시형 기후재난 적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고, 경북은 주력산업의 생산기반과 공급망을 보호하는 '산업형 기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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