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신청 없이 2만원치 먹거리·생필품 지원
오후 3시~5시 운영···현장 선착순 지급 방식
2차 지급 때부턴 기본 상담 진행 후 물품 지급
17일 오후 2시30분 대구 중구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을 찾은 어르신들이 '나눔드림'물품을 받기 위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윤화 기자
17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을 찾은 어르신이 '나눔드림'물품을 받고 있다. 조윤화 기자
17일 오후 2시30분쯤 대구 중구 남산종합사회복지관 내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남산로29-1)'. 이날 복지관 곳곳은 쌀쌀한 날씨에 두꺼운 패딩과 장갑, 방한모로 중무장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정부가 지난 1일 국민 누구나 먹거리·생필품을 지원받을수 있는 '그냥드림사업' 시범 사업지로 대구 중구 푸드마켓을 선정해서다. '배고픔엔 증명서가 없다'는 사업취지로 무상 먹거리 공간이 생기자 시민들 반응은 뜨거웠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3~5시. 2만원 상당의 먹거리 물품이 제공되는 탓에, 운영 시작 30분 전부터 시민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행여 대기 순서에 밀려 자기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까 초조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웃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김모(여·62)씨는 두 손에 받은 물품 봉투를 꼭 쥔 채 "어제는 눈앞에서 수량이 모두 소진돼 그냥 돌아갔다"며 "오늘은 혹시 몰라 어제보다 훨씬 일찍 나왔다"고 했다. 그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전화번호만 말했을 뿐인데 한아름 챙겨주니 마음이 든든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시 '그냥드림' 시범사업 참여 푸드마켓·푸드뱅크(10곳) 현황. 이미지=생성형 AI.
이날 푸드마켓 이용자들은 정부 '그냥드림'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자택과 가까운 푸드마켓은 어디인지, 지원 물품은 무엇인지, 지원 방법은 따로 없는지 등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을 상대로 쉼없이 물었다. 취재진이 푸드마켓에서 1시간 가량 지켜본 결과, 같은 이용자가 매번 무제한으로 물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첫 이용자들은 본인 확인만 거친 뒤 즉시 물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차 이용부터는 복지관 직원과 기본 상담을 한 뒤 물품이 제공됐다. 3차 이후엔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상담받은 '상담 기록지'를 지참한 이용자만 물품을 받을 수 있었다.
남산종합사회복지관 김성수 사회복지사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평일 하루 20명분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른 시간부터 어르신들이 몰리다 보니 발길을 돌리는 분들도 적잖다"며 "당초 푸드마켓은 지원 기준에 적합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만 생필품을 무상 지원해 온 곳이다. 이곳에서 한정된 시간에 서류 증명 없이 아무나 긴급 지원을 곧장 받을 수 있게 되니 어르신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니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냥드림' 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기대감도 컸다. 대구(10곳)가 부산(10곳)과 함께 전국에서 '그냥드림' 시범 사업지가 가장 많아서다. 특히, 정부가 내년엔 전국 시범사업 대상지를 기존 68곳→150곳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여 대구시도 '사업 확장'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각 구·군이 고르게 참여해야 주민 형평성이 맞다고 판단해 시범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내년에 사업 대상지를 더 확대한다고 하니, 대구에서 향후 운영 방안을 검토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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