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동에 위치한 물결집에서 주문한 겨울한정돼지방어한상 세트.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어느덧 연말이다. 연말을 맞아 겨울에 모임을 가질 때, 항상 언급되는 메뉴가 바로 '회'다. 추운 날, 따끈한 국물도 좋지만 단단한 살과 기름기가 올라오면서 씹는 식감이 좋은 생선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히 인기 많은 안주로 꼽힌다.
이 중 겨울이면 단연 '방어'다. 좌르르 흘러내리는 깔끔한 기름에 은은한 단맛, 바다향이 모두 합쳐진 방어는 특히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제철음식에 민감한 나라인 만큼, '지금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식당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방어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겨울 제철 회인 방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듬회를 대구 중심에서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조용한 어느 작은 어촌 마을 물결치는 한 어부의 집'의 콘셉트로 시작한 대구 교동의 '물결집'은 고객들에게 바닷가 여행에서 한 번 들러봤을 법한 횟집의 추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매장 내 수족관이 6대가 설치돼 있다. 수족관마다 횟감 종류를 분리해 관리하다보니 싱싱함은 덤이다. 내부는 어망, 부표 등으로 꾸며져 바닷가 앞 식당을 연상케한다. 특히 식탁을 장판 형식으로 꾸며 바닷가 앞 시골집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이곳의 주 메뉴는 단연 '회'다. 광어, 연어, 우럭 등이 한데 어우러진 모듬회는 쫀득하고 찰기가 넘친다. 하지만 단순 모듬회로 그치지 않고 매 계절 메뉴가 바뀐다. 여름이면 보양식제철한상, 가을은 새우회, 겨울은 돼지방어세트 등 제철 해산물을 다양하게 제공하며 고객들의 이목을 끈다.
겨울의 물결집은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돼지방어한상세트를 출시했다. 비린내 하나 없이 차갑고 탱글탱글한 방어는 소스에 찍어먹지 않아도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부위에 걸맞게 간장, 와사비, 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더 풍부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밑반찬도 빼놓을 수 없다. 회와 곁들일 쌈채소뿐만 아니라 바삭한 닭똥집, 톡톡튀는 알밥, 대구의 명물 납작만두, 코니즈, 겉절이 등도 함께 나온다. 방어 한 점에 김 한 장, 쌈채소를 곁들여 한 입하면 소주 한 잔이 절로 생각난다.
회뿐만 아니라 안주거리도 식욕을 돋운다. 이곳에서 만드는 크림새우튀김은 오동통한 살을 자랑하는 새우에 새콤하고 고소한 크림 소스가 함께 나온다. 화룡정점으로 얼큰한 매운탕에 라면사리까지 넣어 먹으면 부른 배를 두들기며 만족스럽게 가게를 나올 수 있다.
어느덧 2025년도 마무리돼 가고 있다. 연말 회식, 홈파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말을 정리하는데 빠질 수 없는 게 '제철음식 먹기'다. 겨울 제철인 방어 한 점과 함께 2025년의 희노애락을 마무리해보길 바란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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