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가는 대전·충남 통합에 TK 의원들 ‘자성론’ 고개

  •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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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1 18:41  |  수정 2025-12-21 21:56  |  발행일 2025-12-21
TK 의원들 이재명 정부 대전·충남 통합 비판
TK 의원들 “정치적인 계산 다분해”
주호영 의원 “대구·경북 통합 길도 함께 열릴 것”
26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대구지역 출마후보들이 피켓을 들고 총선압승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영남일보DB

26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대구지역 출마후보들이 피켓을 들고 총선압승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영남일보DB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대전·충남 행정통합 및 통합 단체장 선거 현실화를 위해 연내 관련법 발의 가능성까지 나오는 등 속도전에 나서자,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계산'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통합 논의가 먼저 시작된 TK 통합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TK 의원들은 이 대통령과 정부가 제시한 대전·충남 통합의 순수성을 의심했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먼저 제시한 통합 논의를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 대비용으로 가로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대전은 민주당, 충남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데 두 지역을 합치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계산적인 요소가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모두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맡고 있는데, 통합하면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통화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윤석열 정부 때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먼저 얘기해 추진됐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이재명 정부에서 이를 다시 들고나온 건 (대전 출신인)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밀어주기 위한 의도"라며 강 실장의 출마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 역시 "강훈식 비서실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지방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지방선거 이전까지 데드라인을 정한다고 하는데 본인들이 데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하다 중단된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홀대하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전·충남 행정 통합의 길이 열리면 결국 이 정부에서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연스레 대구경북 통합의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광주 군 공항 문제와 대구 군 공항 문제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진단했다.


최 의원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대구경북에서도 행정통합에 대한 여론이 생성될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관한 논의 과정이 있을 것 같다"고 시사했다.


국횜 대구시당 당무보고대회. 영남일보DB

국횜 대구시당 당무보고대회. 영남일보DB

다만 TK지역 내에서부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자성을 촉구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 의원은 "우리도 행정 통합 과정에서 경북 북부지역 홀대론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며 "우리가 스스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측면도 있긴 하다. 그래도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나아가야 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암투병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사퇴 등으로 지역 내 열기가 사그러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가장 일찍 시작했지만 통합의 실익이 뭔지에 대해 제대로 전파되지 못한 채 이 지사와 홍 시장이 통합을 주도했고 경북도 기초자치단체의 미온적 태도 등이 (통합 실패의) 원인"이라고 했다.


TK 한 중진 의원도 "국민의힘은 입법 과정에서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담아야 한다. 경북 의원들 중에서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며 "통합의 문제는 우리 내부의 문제다. 이 정부도 우리가 100% 통합에 합의하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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