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적토마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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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2 06:00  |  발행일 2026-01-01

2026년 병오년(丙午年)은 '붉은 말의 해'로 불린다. 병(丙)을 오행으로 설명하면 불(火)에 해당하는데, 색깔로는 붉은 색으로 표현된다. 오(午)는 12간지의 열두 동물 중 말을 의미한다. 그래서 병오년을 불과 말의 기운이 겹쳐 속도·열정·돌파력이 강하게 작동하는 해로 풀이한다. 과감한 결단, 앞을 치고 나가는 추진력이 올해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붉은 말은 자연스럽게 적토마(赤兎馬)를 떠올리게 한다. 붉은 빛이 도는 털에 토끼처럼 껑충 잘 뛰어서 적토마로 불렸다. 중국의 정사 삼국지에는 여포가,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관우도 탔다고 적혀 있다. 삼국지에는 '사람 중에는 여포, 말 중에는 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라는 기록이 있어, 여포가 적토마를 탄 것은 사실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관우도 적토마를 탔다는 것은 창작으로 인식된다. 30년 정도인 말의 수명, 여포의 사망년도, 관우의 활동 시기 등을 감안할 때 물리적으로 여포 사후에 관우가 탈 수 없다는 것이다.


적토마에는 전장을 장악하는 기세와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내포돼 있다. 그래서 적토마는 '국면을 바꾸는 힘'의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상징성은 사람의 별명에도 투영된다. 조직에서 일머리가 빠르고, 위기 국면에서 결단이 빠르며, 현장을 누비는 인물을 적토마로 부르는 이유다. 그 별명에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는 기대감이 담겨져 있다. 붉은 말띠의 해인 올해는 지방선거가 열린다. 후보들은 적토마를 자처하고, 유권자들은 적토마를 찾는다. 유권자를 주인으로 잘 섬기는 적토마가 선출되길 희망한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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