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대구 한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모습. 영남일보DB
2050년 대구의 폭염일수는 지금보다 20일 이상 늘고, 열대야는 두 달 가까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낮 더위가 길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밤 기온까지 떨어지지 않는 고온 환경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보면, 대구의 폭염은 온실가스 배출 경로에 따라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린다. SSP2-4.5(현 추세) 시나리오에서 대구의 폭염일수는 2020년대 약 40일에서 2050년대 60일 안팎으로 늘어난다. 증가 폭은 약 20일이다. 반면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의존이 지속되는 SSP5-8.5 시나리오에선 같은 시기 폭염일수가 70일에 가깝다. 여름 두 달이 사실상 폭염이다.
열대야는 시나리오 간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 SSP2-4.5에서 대구의 열대야일수는 2050년대 40일 안팎으로 늘어난 뒤 증가세가 둔화된다. 반면 SSP5-8.5에선 2050년대 50일 안팎, 2090년대에는 90일에 육박한다. 여름 석 달 대부분이 열대야로, 밤에도 식지 않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온실가스 배출 경로(SSP 시나리오)에 따른 대구 폭염일수 변화 추이.
기온의 기준선도 달라진다. SSP5-8.5 시나리오에서 대구의 연평균기온은 2020년대 약 15도에서 2050년대 17도 안팎, 2090년대에는 19도 후반까지 오른다. 평균최저기온도 함께 올라 밤 기온이 내려갈 여지가 줄어든다. 하지만 SSP2-4.5에선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고온이 연중 고착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중 최고기온도 크게 오른다. SSP5-8.5 시나리오에선 대구의 일최고기온 연중 최대값이 2050년대 43도를 넘고, 2090년에는 45도 가까이 상승한다. 이 정도 온도에선 실외 활동은 물론 실내 냉방 유지도 버거워져, 도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SSP2-4.5 시나리오에선 최고기온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극단적 고온이 나타나는 빈도와 강도가 줄어든다.
온실가스 배출 경로(SSP 시나리오)에 따른 대구 여름일수 변화 추이.
계절 구조 역시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든다. SSP2-4.5에서 대구의 여름은 2050년대 약 170일 수준이지만, SSP5-8.5 시나리오에선 2090년 여름 길이가 200일을 훌쩍 넘긴다. 1년의 절반 이상이 여름이 되는 셈이다. 봄과 가을은 크게 줄어들며, 사실상 사라지는 흐름이 예상된다.
강수 패턴도 갈라진다. SSP5-8.5에선 연평균 강수량 증가와 함께 집중호우 지표가 동반 상승한다. 비가 자주 내리기보다, 한 번에 쏟아지는 양이 커진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지성 폭우가 겹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SSP2-4.5에선 이러한 극단적 강수의 확대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따른 대구 계절 길이 변화.
여름일수와 온난일·온난야의 지속 기간도 크게 늘어난다. SSP5-8.5 시나리오에선 더운 날이 며칠씩 이어지는 상황이 흔해진다. 더위가 잠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쉬어갈 틈 없이 계속되는 구조다. 식물성장기간은 길어지지만, 그만큼 고온 스트레스와 물 관리 부담이 늘어나 농업 환경의 불안정성도 함께 커진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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