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교수
올해 경찰예산은 작년보다 7,341억원 늘어난 14조 2,621억원이다. 최근 3년간 경찰청 예산 증액 규모는 매년 5,000억원대 였지만 올해는 2,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경찰은 이재명 정부가 수사와 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청 폐지를 결정하면서 수사권도 대폭 확대되었다. 윤석열 정부 때 폐지했던 일선 경찰서 정보경찰도 부활한다. 하지만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경찰의 조직과 예산, 기능 확대에 따른 '국민을 위한' 경찰 만들기 노력이 필수적이다.
경찰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주의로의 정치적인 변환을 경험하면서 경찰의 역할도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에서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파라다임이 전환되었다. 1991년 경찰법이 개정되면서 경찰청이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되어 어느 정도 정치적 중립을 이루었고, 과거 각종 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하여 청렴한 경찰로의 이미지 전환을 이루었다,
현대 경찰활동의 가장 바람직한 전략은 지역사회로부터 여러 요구나 생각을 경청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선 경찰관의 도보 순찰, 지역사회의 조직화, 시민 친화적 소통강화 등이 포함된다. 즉 경찰이 단순히 '범죄에 대한 투사'를 넘어서 넓은 의미의 '사회문제 해결자'로서의 개념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현대 경찰을 '거리의 판사'라고도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경찰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층간소음, 고독사, 개물림 사고 등 생활치안 요소들이 그렇다.
이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절차적 공정성을 우선시하고, 시민들을 배려와 공감으로 소통해야 한다. 특히, 절차적 정의는 경찰 정당성의 선행요인으로 간주되며, 경찰에 대한 신뢰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확대된 수사 권한 만큼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경찰은 주민들에게 치안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고, 불만이나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보다 견고하게 해야 한다. 지역주민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경찰 활동은 궁극적으로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경찰에 대한 신뢰도 증진시킨다. 해당 지역의 특성과 주민들의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과 현장경찰관이 같이 동네를 순찰하고, 지역치안 문제에 대해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공동체 치안'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경찰, 시민이 참여하는 동네 치안, 어르신이나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견고한 치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경찰청은 전국의 모든 지방 경찰 조직과 특별 부대를 직접 지휘한다. 현재 경찰청은 18개 광역시‧도 관할로 나뉘어 있으며, 255개 경찰서, 518개 지구대, 1,433개의 파출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경찰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고쳐야 한다.
현재 2021년 7월부터 전국적으로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경찰관의 신분으로 자치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시민을 온전하게 보호하기 어렵다.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치경찰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주민 안전에 관한 적절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협력 치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날로 지능화되고 흉포화되는 범죄 환경 변화에 따라 경찰 인력의 합리적인 증원이 필수적이며, 증원된 인력은 일선 수사 부서, 지구대, 파출소 등 현장에 우선 배치돼야 한다.
향후 국가경찰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위원 구성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대표성을 담보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국가경찰위원회의 법적인 지위, 위상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서 경찰에 대한 감독 · 통제의 역할을 실질화해야 한다.
박동균<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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