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낙엽수와 상록수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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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8 06:00  |  발행일 2026-01-07

얼마 전 지인들과 함께 아열대 지역을 여행했다. 오래된 성을 관광하는데, 잎이 모두 떨어진 나무 2그루가 나타나자 일행 중에서 가벼운 논쟁이 일었다. 한 사람은 겨울이라서 잎이 모두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다른 편에서는 따뜻한 지역이기 때문에 겨울이라고 낙엽이 질 리 없고 병들어 죽어서 잎이 떨어진 것이라고 대거리했다.


우리나라처럼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지역에는 주로 낙엽수가, 겨울에도 춥지 않은 열대지역과 여름이 아주 짧은 지역에서는 상록수가 자란다. 나무가 잎을 만들고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1년 내내 광합성이 가능한 열대지역에서는 굳이 계절에 맞춰 잎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 다만 우기와 건기가 뚜렷한 데다 건기가 긴 경우 잎을 떨어뜨리는 나무도 있다. 온대지역에서는 광합성이 가능한 봄부터 가을까지는 잎을 유지하다 땅이 얼어서 수분을 공급받을 수 없는 겨울에는 광합성이 불가능하므로 잎을 떨군다.


냉대 기후대에서는 짧은 여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잎을 유지하다 날이 풀리면 바로 광합성을 한다. 수종마다 다르나 싹에서 잎이 돋아나 광합성을 제대로 하는 데까지는 2~4주가 걸린다. 냉대 지역 나무가 온대 지역처럼 해마다 잎을 새로 내서 광합성을 하려 한다면, 저장된 에너지를 과소비하게 되고 잎이 자라느라 짧은 여름 기간을 대부분 보내는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냉대기후 지역의 나무들은 뾰족한 바늘잎을 사계절 달고 있는데 침엽은 표면적을 최소화해 추위를 견디는 데 유리하고 눈이 잘 쌓이지 않는다.


출입이 금지돼 가까이 가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예의 두 그루는 고사한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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