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일 칼럼]대구시장 독한 사람이 되었으면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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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2 06:00  |  발행일 2026-01-11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대구경북언론인회가 두 달 전 주최한 지역발전포럼의 주제는 '2026년 지방선거의 과제'였다. 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좀 독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그랬더니 포럼 좌장을 맡은 김문오 전 달성군수(전 대구MBC 보도국장)가 평하기를 참 인상깊게 들렸다고 했다.


'독한 사람'을 원한다는 것은 '우리, 대구의 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영남일보 신년 원로 인터뷰에서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대구가 방향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정확한 진단일지도 모른다. 당장 핵심 과제로 떠오른 TK 민·군공항 이전 건설과 취수원 정책은 하염없이 표류하고 있다. 원점 검토 소리마저 나온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쇠퇴하는 대구의 경제력이다. 33년째 1인당 GRDP(총생산)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설상가상 절망스럽게도 전국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내지 못한다. 2024년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통계치도 올라온다. 여러 이유가 있다. 하나마나 한 소리이긴 하지만 근 30년 동안 대구가 전통산업의 전환에서 실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삼성은 고사하고 번듯한 대기업 하나 유치하지 못한 이력도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배경이다. 돌이켜 보면 참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줄 곧 배출하고도 실패했다. 그러고 보니 과거 어떤 중진 국회의원은 총선만 끝나면 삼성이 드디어 대구에 올 것이라고 속삭인 것이 떠오른다. 물론 공수표였다.


올해 시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대구에서는 야당인,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모처럼 결기를 다지는 징후가 보인다. 민주당 예비후보는 단도직입적이다. "대구가 어떤 도시인데...이 찬란한 도시가 꼴찌가 됐는가?". 그러고는 답을 내린다. "한쪽을 너무 밀어줬기에 이런 사단이 났다. 이번에는 우리를 좀 택해달라. 대구가 영원히 갈라파고스가 될 것인가". 일리가 없다 할 수는 없다. 독점적 정치구조가 도시의 진취성-창의성을 훼손했을지 모른다.


생산력 꼴찌가 사실 도시 전체의 질적 수준까지 최하위란 의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그래도 위안이다. 대구는 대한민국 근대화를 견인한 도시이다. 자부심이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탓에 큰 재해에 노출되지 않는 잇점이 있다. 사통팔달 촘촘히 깔린 고속도로는 도시 접근성을 최상으로 이끈다. 대구의 자동차 대수는 무려 125만대, 2인당 1대꼴이다. 서울은 317만대, 3명당 1대와 견주면 대구시민의 발은 양질이란 의미도 된다. 서울 초집중을 한탄하지만 역설적 통계도 있다. 서울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비중이 대구 보다 높다. 서울은 빈부 격차가 더 크다.


도시는 종합행정의 산물이다. 오사카든 시카코든, 뮨헨이든 퀴벡이든 그 도시를 거쳐간 리더의 땀과 집념이 겹겹이 쌓여 이뤄졌다. '독한 시장'이 이번에 등장하면 대구의 방향을 새로 잡아, 서울-평양에 이은 한반도 3대 도시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구랍 31일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린 제야의 타종식엔 예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모두가 행복해한다. 지도급 인사들의 신년인사를 듣고는 있지만, 그들이 진정 기다린 것은 솔직히 다른 데 있다. 불꽃놀이다. 올해 불꽃놀이는 왠지 짧았다. 축제예산 삭감 탓이란 소리가 들린다. 이 도시가 이제 돈도 제대로 쓸 줄 모르게 됐나. 불꽃놀이마저 속시원히 못한다면 대구 체면이 말이 아니다. 2026년에는 우리 대구도 큰 판을 짜고, 크게 뛰어보자. 첨부해서 '좀 독하게...'



이번 지방선거 '독한 시장'


공감하는 이유, 대구의 절박함


근대화의 대표도시 대구


도시의 질은 유지되지만


더 크게, 더 독하게 뛰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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