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7일 대구 서남신시장 일대 도로가 폭우로 인해 물에 잠긴 모습. <영남일보 DB>
매년 여름철 폭우로 인해 침수피해가 잦았던 대구 달서구 서남 신시장 일대. 최근 이곳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하수관로 정비 및 저류시설 설치사업'을 두고, 시장 상인·주민(두류동, 감삼동)들과 달서구청 간 의견마찰을 빚고 있다. 상인과 주민들은 현재 구청이 추진 중인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최대 5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 별도 침수 예방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또 침수피해가 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사업기간이 다소 길어도 '땜질식 처방'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 근본적 해법을 찾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달서구청은 지난해 10월 환경부 주관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에 선정된 서남신시장 일대에 '하수관로 정비 및 저류시설 설치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는 1천51억원(국비 315억원, 시·구비 736억원)이다. 사업 범위는 감삼동·두류동 일대(면적 3.74㎢)다. 설계작업을 거쳐 내년 말쯤 착공에 들어간다. 사업 완료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관건은 긴 사업일정에 따른 '침수피해' 리스크다. 서남신시장 일대는 배수관로 용량이 부족한데다, 지형상 내리막에 위치한 탓에 인근에서 유입된 빗물이 한 곳으로 몰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양수기 등 임시배수시설이 있어도 도로를 비롯해, 시장 내부까지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매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지만 당장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시장 상인들은 사업이 끝날 때까지 또 수년간 속수무책으로 침수피해를 감당해야 한다는데 불만이 크다.
상인 이주향(여·54)씨는 "수년 전부터 폭우가 올 때마다 침수가 반복돼왔는데, 그간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며 "근본 대책이 수년 뒤에 마련된다면 그 사이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감삼동에 거주하는 주민 김태린(여·29)씨도 "매년 죽전네거리와 서남 신시장 일대가 물에 잠기는데, 수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또 기다리라고 하면 행정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17일 내린 폭우로 대구 서남신시장 한 상가 내부가 침수 피해를 입은 모습. <영남일보DB>
반면 달서구청은 단기적인 사태 수습에 나서기보다는 시간이 좀 걸려도 정부 및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재난대응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달서구청 정병화 건설과장은 "서남 신시장 일대는 지형상 단기간에 구조를 개선하기 어렵고 적은 구 예산으론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양수기 설치와 방수판 배포 등 피해 최소화 조치를 병행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며 "상인 및 주민들의 고초는 충분히 이해한다. 이번에 마침내 서남 신시장 일대가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감삼동과 두류동 일대 하수관로와 저류시설을 모두 손봐야 한다.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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