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시민이 알던 ‘금호꽃섬’, 공식명칭 아니었다…하중도 이름 혼란

  • 노진실
  • |
  • 입력 2026-01-05 17:54  |  발행일 2026-01-05
공공기관 등 공식 명칭처럼 통용 ‘금호꽃섬’
명칭 심의서 ‘보류’ 결정 후 추가 진척 없어
시민 일각 “지명은 ‘백년대계’, 아쉬운 행정”
지난 가을 대구 북구 하중도를 찾은 시민들이 금빛 물결 억새를 구경하며 산책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지난 가을 대구 북구 하중도를 찾은 시민들이 금빛 물결 억새를 구경하며 산책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수 년간 대구 북구 '하중도(河中島·하천의 중간에 생긴 섬'의 새 이름으로 통용돼 온 '금호꽃섬'이 사실은 공식 명칭이 아닌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지자체의 성급한 행정이 명칭과 관련된 혼란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변에 위치한 '하중도'는 2022년부터 '금호꽃섬'이란 명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2022년 4월 시민 아이디어 공모 및 선호도 조사를 통해 하중도의 새 이름으로 '금호꽃섬'을 선정했다. 하중도는 한동안 통일된 고유명칭 없이 다양한 이름으로 지역민들에게 불려 왔다. 그러던 중 대구시가 공모 등을 거쳐 하중도의 특색을 잘 표현하며 부르기 쉬운 '금호꽃섬'을 새 이름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3년 대구 한 공공기관이 이벤트를 하면서 금호꽃길이란 명칭을 표기한 모습.

지난 2023년 대구 한 공공기관이 이벤트를 하면서 '금호꽃길'이란 명칭을 표기한 모습.

이후 '금호꽃섬'은 대구시 공식 블로그, 공공기관 보도자료 등에서 통용되며 하중도의 공식명칭 처럼 홍보가 됐다. 최근까지도 각종 미디어를 통해 '금호꽃섬'이란 명칭이 자주 사용됐다.


시민이나 관광객들은 '금호꽃섬'이 하중도의 공식명칭처럼 혼동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취재결과 현재 사용하는 '금호꽃섬'은 관련 절차를 거친 공식 명칭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명 제정은 기초 및 광역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해 확정된다. 대구시 등에 확인 결과, 당시 북구지명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금호꽃섬' 명칭에 대해 보류 결정이 났다. 아직까지 그 결정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들 사이에선 설왕설래가 나온다. 대구 북구 동천동에 거주하는 시민 안미령(39)씨는 "하중도를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명칭 선정에 나섰는데 수년째 명칭을 확정짓지 못한 게 당최 이해가 안된다"며 "시작만 번지르한 '용두사미' 행정인지 아니면 '행정 공백'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 이세인(36·동구 용계동)씨는 "시민 공모 결과(금호꽃섬 선정)는 대대적으로 홍보됐지만, 지명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사실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지명은 '백년대계'인데 대구시의 대응이 많이 아쉽다"고 했다.


본래 하중도는 북구 노곡동 주민들이 대대로 농사를 짓던 곳이다. 주민들 사이에선 '노곡섬뜰' 또는 '갱부내들'이라 불렸다. 초창기에 이곳은 500여 동의 비닐하우스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비료와 농약 사용, 폐비닐 방치 등으로 인해 금호강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2009년 대구시의 생태테마공원 조성 계획이 발표됐고, 3년 뒤인 2012년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무단 점유 중이던 비닐하우스들이 모두 철거됐다. 이후 대구시는 이곳에 유채꽃, 청보리(봄)와 코스모스(가을)를 심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향후 명칭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구시 홍보담당관실은 "알려진 것과 다르게 '금호꽃섬'은 아직 하중도의 정식 명칭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며 "하중도 친수공간 조성 및 명소화 사업 추진과 관련해 하중도의 상징성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명칭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