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동맹'을 맺은 대구와 광주가 행정 협력을 넘어 시민과 청년, 산업 현장까지 교류의 폭을 넓히며 상생 모델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정치권이 지역감정의 상징처럼 만들어 놨던 두 도시가 이젠 일상과 미래를 공유하는 동반자로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는 것이다.
달빛동맹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민간과 시민단체 차원의 꾸준한 교류다.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와 광주시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해 6월12일 대구에서 '2025 달빛동맹 대구-광주 여성단체교류' 행사를 가졌다. 대구시 제공
대구여성단체협의회와 광주여성단체협의회는 2014년부터 매년 정기 교류 행사를 통해 지역 현안을 공유하고 있다. 문화체험과 간담회도 병행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형식적인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역 현안 공유 및 여성정책 교류, 생활 속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돼 우호 협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대구와 광주지역 단체들의 크고 작은 협력관계 구축은 지속성을 띠고 있다. 2023년 5월엔 대구 동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광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방문, 민관 협력사업 우수 지자체 벤치마킹 행사를 가졌다.
대구동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2023년 5월 광주시를 방문해 선진지 견학을 했다. 광주시 제공
이 같은 흐름은 문화·예술 분야로도 이어진다. 지역 축제와 기념행사에 서로의 시민단체와 예술인이 참여하는 교차 방문이 이뤄지고, 지역 정체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청년 교류는 상생의 핵심축이다. '청년 달빛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와 광주의 청년들은 상호 방문, 각종 정책을 체험하고 문화·창업·일자리 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
토론과 네트워킹을 통해선 각 지역의 공통 과제를 공유하며 해결책도 같이 모색한다. 지역은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향후 초광역 협력 시대의 인적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광주 달빛동맹' 사업의 일환인 청년참여기구 간 소통은 2016년부터 9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와 광주광역시도시공사가 2024년 11월6일 대구 군위군 부계면에서 상생협력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을 했다. 대구 군위군 제공
공기업과 산업 분야에서의 대구-광주 협력 사례도 활발하다.
대구도시개발공사와 광주도시공사는 공동 봉사활동과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기관 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농촌 일손돕기 등 현장 중심 활동은 형식적 수준을 넘어 상생의 의미를 체감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분야에선 미래차,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 세미나와 공동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다. 산업구조와 강점을 공유하며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계다. 초광역 경제권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구동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유치한 대구시와 자율주행 분야 특화단지를 육성하는 광주시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대구와 광주의 상생이 과거처럼 선언적 협력에 머무르는 게 아닌 시민·청년·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다층적 교류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여긴다. 행정이 먼저 물꼬를 트고, 민간과 시민이 이를 일상 속에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부)는 "경북대와 전남대 교수진도 매년 교류하고 있고, 공동 세미나 등 학술교류는 정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대구-광주 청년, 시민 간 교류는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치관이나 이념을 떠나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지면 단순한 만남을 넘어 장기적으로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고 축적된다. 이는 곧 국가 균형발전과 영호남 상생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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