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커톤대회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이렇게 집중해 본 적은 처음이다.", "내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어 뿌듯했다.", "대구와 광주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팀이 된 느낌이었다."
대구-광주 '달빛연합' 프로그램의 하나인 해커톤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서술형 만족도 조사에는 짧지만 생생한 변화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단순히 대회 참여를 넘어 체험을 넘어, 배움의 태도와 진로 인식까지 바꾼 경험이었다는 공통된 평가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영호남 상생 신년교류회를 앞두고, 대구시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이 2022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교육 협력 사업 '달빛연합'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두 교육청은 지역의 경계를 넘어 교육을 매개로 한 실질적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달빛연합은 교사와 학생을 잇는 이중 구조의 협력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교사를 대상으로는 SW·AI 융합 수업 캠프를 공동 운영하고, 학생들에게는 매년 SW융합 해커톤 대회를 함께 열어 미래 역량을 키운다. 목적은 분명하다.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비수도권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
시작은 코로나19였다. 2020년 원격수업이 전면 도입되던 시기, 대구시교육청은 시도별 운영 실태 보고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온라인 수업 운영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후 다른 지역과 함께 해보자는 논의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대구와 광주가 손을 맞잡았다. '달빛연합'이라는 이름에는 서로 다른 지역이 하나의 빛으로 연결되자는 의미가 담겼다.
2025 대구-광주 달빛연합 SW-AI 융합 수업 캠프가 지난해 6월27~28일 대구인공지능교육센터 등에서 열렸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사 대상 수업 캠프는 기존 대구 지역 교사 30팀 규모로 2일간 운영되던 프로그램을 확장해 공동 운영 방식으로 전환했다. AI 기반 수업 사례를 공유하고, AI 융합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실습하는 참여형 연수가 핵심이다. 2022년 대구·광주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첫 공동 캠프를 시작한 이후, 영호남 교육 현장의 우수 사례가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운영 방식도 진화해 나갔다. 2022~2023년에는 초등과 중등 교원 연수를 구분해 두 교육청이 교대로 연 2회 주관했고, 2024년과 2025년에는 초·중등 공통 연수로 확대해 매년 1회씩 교차 운영하고 있다. 참여 교사들의 만족도는 매년 9699점에 이를 만큼 높다.
학생 대상 SW융합 해커톤 대회는 달빛연합을 대표하는 상징적 프로그램이다. 해커톤은 정해진 시간 안에 팀을 이뤄 문제를 정의하고, 아이디어를 기획해 실제 결과물로 구현하는 문제해결 중심 교육 활동이다. 대구·광주 학생 해커톤은 '열린 주제'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일상 속 문제를 발견하고, 상상력과 SW 기술을 결합해 해법을 제시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단순 발표에 그치지 않고 센서·보드·모터 등을 활용해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피지컬 컴퓨팅 방식이 특징이다. '생각해보는 수업'에서 '만들어보는 수업'으로의 전환인 셈이다.
대회에는 대구와 광주 학생 각 60명씩, 총 120명이 참여한다. 지역을 넘어선 협업 과정 자체가 중요한 학습 경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학생들은 기술 역량은 물론 소통·협력·문제해결 능력까지 함께 키우고 있다. 대구와 광주에서 온 학생들은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하고 서먹해 했지만 이내 재료를 빌려주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하나의 팀처럼 움직였다는 후기가 적지 않다.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 정보창의교육담당 이재향 장학사는 "수업자료와 사례를 함께 공유하면서 대구와 광주 모두 수업에 대해 한 단계 '영글어졌다'고 느낀다"며 "해커톤 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의 사고 폭과 진로 인식이 분명히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생들은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진학을, 일반계고 학생들은 관련 학과 진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학 진학 이후에는 대학원 진학을 권유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달빛연합을 중심으로 교원과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 협력 모델을 발전시켜 영호남 교육 상생의 대표 사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 달빛연합 SW 융합 학생 해커톤 대회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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