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사격장의 사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영석 포항사격연맹 전무. 김기태 기자
포항 사격의 오늘을 이야기할 때 김영석 포항사격연맹 전무를 빼놓을 수 없다. 중학생 시절 사격을 처음 접한 그는 선수의 길을 내려놓은 뒤, 다시 사격장으로 돌아와 2007년부터 지금까지 19년째 연맹 전무로 현장을 지키고 있다. "횟수로는 19년이지만 체감은 그보다 훨씬 길다"는 그의 말에는 포항 사격의 굴곡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전무의 사격 인연은 경주 안강중학교에서 시작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사격은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포항고등학교로 진학해 소총 선수로 활동했으나 훈련 환경과 적응 문제로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후 2004년 연맹 임원으로 다시 사격장을 찾았고, 2007년 전무를 맡으며 포항 사격 행정의 중심에 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2020년 결선 사격장(결선홀) 조성을 꼽는다. 국제·전국대회 규정이 강화되며 결선 사격장이 없으면 대회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포항 사격장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김 전무는 경북도와 포항시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했고, 결국 결선 사격장 구축에 성공했다. 그는 "그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이후 포항은 충무기 전국학생사격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더 나아가 청소년 국가대표 및 후보 선수단의 하계·동계 전지훈련지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50여명의 선수단이 장기간 포항에 머물며 훈련할 예정이다. 김 전무는 "시설이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훈련하도록 행정과 연맹이 최선을 다한 것이 반복 방문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회와 전지훈련은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대회마다 수백 명의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가 포항을 찾으며 숙박·외식·관광 소비가 뒤따랐다. 그는 "코로나와 지진 이후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권에 사격대회가 작은 숨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사격장의 사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영석 포항사격연맹 전무. 김기태 기자
자동차 정비업을 운영하며 체육 봉사를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거창한 사명감보다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초심을 지키는 태도가 주변에서 '숨은 공로자'로 평가받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청소년 사격 인구 감소에 대해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학교 연계 약화를 원인으로 짚었다. 포항에는 현재 중·고교 4개 학교만 사격부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자부와 초등부는 특히 취약한 상황이다. 김 전무는 "교육청 차원의 관심과 창단 지원이 절실하다"며 "포항은 학생 선수 훈련 여건만큼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바람으로는 노후한 포항 사격장의 신축을 꼽았다. 1985년 준공된 사격장은 잦은 누수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는 "포항 사격장이 사라지면 경북 전체가 대회를 치를 곳이 없다"며 도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
끝으로 김 전무는 자신의 사격 인생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사격은 한 방이고, 인생도 한 발 한 발이 중요하다." 60발 경기 속 단 한 발이 결과를 바꾸듯, 지나간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포항 사격을 지켜온 그의 철학이자, 후배들에게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다.
김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영·호남 공동선언…균형발전 위해 한목소리](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1/news-m.v1.20260117.4cf4c263752a42bfacf8c724a96d3b46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