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보건소 전경<정운홍기자>
"병원 다녀와도 운동할 곳이 마땅찮았어요."
경북 영양에서 관절·근골격 통증을 달고 사는 주민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군 단위 지역의 보건은 진료 접근성만으로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치료 뒤 회복을 이어갈 공간,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관리가 없으면 '의료'는 생활로 이어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영양군보건소는 지난해 치료와 일상 회복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 재활·검진·정신건강·치매를 칸막이로 나누지 않고, 한 사람의 하루 안에서 연결되도록 '통합형 서비스'를 설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중재활센터 추진이다. 물속 재활은 관절 부담을 줄이면서도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신경계 손상이나 근골격계 질환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영양군보건소는 2025년 3월 수중재활센터(건축)를 준공했다. 2026년에는 수중풀 준공과 장비 구축, 시범운영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운영을 목표로 한다. 뇌졸중 등 재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지역 내 회복 인프라는 부족한 현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몸의 회복만큼 중요한 건 마음의 회복이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경북 산불로 정신적 고통에 신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당시 산불로 인해 영양에서만 7명의 이웃이 숨졌다. 영양군보건소는 산불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재난심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상담 실인원은 383명, 연인원은 1천861명이나 된다. 고위험군 사례관리 등록도 4명이나 된다. 회복 프로그램은 11회 운영돼 249명이 참여했다. 심리 상당에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해준다. 그리고 따뜻한 위로는 물론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냉정하고 이성적 판단을 돕는다. 보건소는 재난 이후 3개월·6개월 시점에 모니터링을 병행했다. 6개월 시점(2025년 9월 22~29일) 평가에서는 338명 중 정상군 329명, 관심군 9명으로 분류했다. 사건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 여진을 '발견-연결-추적' 흐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통합 모델이 생활로 스며드는 축은 건강검진과 만성질환 관리다. 영양군보건소는 2025년 50세 이상 군민 1천348명에게 건강검진비를 지원했고, 지원액은 3억9천400만원이다. '지원'으로 끝내지 않고 검진을 관리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에서는 고혈압·당뇨 신규 등록관리 254명(고혈압 169명, 당뇨 85명)을 확보했고, 합병증 검사는 400명까지 연계했다. 자조교실 40회 운영, 레드서클 건강체험홍보관 44회(1천598명 참여) 등을 통해 교육과 체험, 검사로 이어지는 흐름도 만들었다.
돌봄 공백은 기술로 메우는 방식도 함께 간다.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은 신규 등록과 지속 관리를 묶어 생활권 안에서 건강을 지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에게는 병원보다 먼저 닿는 서비스가 건강을 좌우한다. 보건소가 2026년 추진전략으로 'ICT를 활용한 건강관리 사각지대 보완'을 내건 이유이기도 하다.
치매관리 역시 같은 방향이다. 2025년 치매 조기검진 2천151명, 치매환자 신규등록 123명, 등록관리 697명으로 관리 기반을 확장했다. 예쁜치매쉼터는 7개소에서 1천871명이 참여했고, 치매보듬마을은 2개 마을(택전2리·서부3리)에서 162명이 프로그램에 함께했다. 2026년에는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치매극복 손잡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ICT 활용에 인지·영양·운동 교육을 결합해, 서비스가 가장 늦게 닿는 곳부터 치매친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신건강 분야는 '접근성' 자체를 생활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무게를 둔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중증 정신질환자는 73명이다. 이 중 60명이 사례관리 대상이다. 올해는 '마음건강 사랑방' 정신건강복지센터 운영을 역점에 두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조기 발견과 개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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