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한 가족의 일상이 버텨야 지역이 남습니다” 영덕군가족센터 이동숙 센터장이 말하는 현장과 책임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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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07 12:13  |  발행일 2026-02-07

영덕군가족센터는 2011년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으로 출발해 15년 가까이 지역 가족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온 기관이다.


현재 센터장과 실무자 등 13명의 직원이 부모교육과 자녀성장지원, 다문화가족 정착지원, 공동육아와 돌봄서비스 등 가족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영덕군의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은 모두 291명이다. 베트남·필리핀·중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주여성들이 약 380명의 자녀를 키우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1월 영덕군 가족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동숙 센터장(58)이  영덕군 여성회관내 가족센터 사무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두백 기자>

지난 1월 영덕군 가족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동숙 센터장(58)이 영덕군 여성회관내 가족센터 사무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두백 기자>

그동안 영덕군가족센터는 상담과 공모, 특성화 사업 등을 포함해 한 해 동안 모두 59개의 사업을 운영하며 전 생애 주기 가족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대표적인 사업은 아이돌봄지원사업이다.


맞벌이 등으로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생후 3개월부터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양육 부담을 덜고 저출산 문제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이중언어강사 일자리 창출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어 역량을 활용해 지역사회 교육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며,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 참여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결혼이민자의 초기 정착을 돕는 통번역서비스, 장기 체류 외국인과 유학생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지역특화형 비자 '희망이음' 사업, 공동육아나눔터 운영과 지역 맞춤형 다문화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동숙 센터장(58)은 2011년 다문화센터 실무자로 첫발을 디뎠다.


그는 "15년 동안 실무자로 일할 때는 눈앞의 한 가족, 한 사례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라며 "그때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와야 할지에만 집중하며 현장을 뛰었다"라고 회상했다.


반면 센터장이 된 지금은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제도와 구조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라며 "당장의 해결보다 그런 상황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기준과 운영 구조를 점검하는 역할이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 운영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는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아이돌봄, 상담, 다문화 자녀 지원처럼 수요가 많은 사업일수록 대기 가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라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속도가 중요한데 행정 절차가 현장을 따라오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까웠다"라고 털어놨다.


지난 2011년 다문화센터 실무자로 첫발 내딘 후 올해 1월 영덕군 가족센터장으로  취임한 이동숙 센터장(58)의 모습(사진 남두백 기자)

지난 2011년 다문화센터 실무자로 첫발 내딘 후 올해 1월 영덕군 가족센터장으로 취임한 이동숙 센터장(58)의 모습(사진 남두백 기자)

무엇보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2025년 산불 피해 당시였다.


이 센터장은 "산불 다음 날부터 기존에 운영하던 '영덕보물섬' 사업을 판매가 아닌 무료 나눔으로 전환해 피해 주민들에게 의류와 생활용품, 아기용품 등을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좁은 공간을 벗어나 실내체육관으로 옮겨 열흘 넘게 주말 없이 운영하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현장을 지켰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이후에도 영덕보물섬 운영 수익을 모아 지역 복지기관에 800만 원을 기부한 일은 센터가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그는 또 "센터의 역할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곳이 아니라 한 가족이 다시 일상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센터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그는 "거창한 성과보다 평상시에는 가족의 일상을 지키고, 위기 때는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신뢰받는 조직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덕군가족센터가 사람들이 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동숙 센터장은 "영덕군가족센터는 특별한 사람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삶이 조금 버거워질 때 누구든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센터로 남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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