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겨울철 대형 산불이 경북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0일 의성에서 1월 산불로는 가장 큰 규모의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경주와 포항에서 비교적 큰 겨울철 산불이 났다. 새해 들어 발생한 전국의 대형 겨울 산불이 모두 경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북의 '뉴 노멀'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난해 3월 의성·안동 등 경북 동북부를 초토화시킨 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은 경북은 산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경북의 산림은 소나무 등 침엽수림 비중이 높아 발화되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산림 면적이 넓고 계절풍도 잦아 대형 산불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겨울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은 줄면서 산림 건조도는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입산객의 부주의, 담배꽁초 투기, 영농 부산물 소각 같은 인위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겨울 산불의 위험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번지는 참혹한 장면을 수차례 경험하고도 현실에서는 같은 과오가 되풀이되고 있다. 설 연휴는 산불 위험이 특히 고조되는 시기다. 경북도가 설 연휴 산불방지 특별대책을 가동하고 감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후변화로 산불 규모와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은 버려야 한다.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설 연휴만큼은 산과 들에서의 화기 사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불법 소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작은 실천 하나가 경북의 숲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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