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의원들이 23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졸속추진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시의회 의원들은 대구시의원 수 33명, 경북도의원 수 60명의 의원 정수 비대칭과 약속 없는 20조 원 재정 지원, 권한 이양과 핵심 특례가 보장되지 않는 통합특별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구시의회의 반대'를 명분으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보류한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대구시의회는 TK 통합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선 대구시의회가 'TK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23일 TK 통합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20조 원 규모 재정 지원 약속 △권한 이양 및 핵심 특례 보장 △광역의원 정수 비대칭 해소를 요구했다. 다만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통합은 반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시의회는 이와 함께 "통합의 대의에는 절대 공감한다"며 통합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속도전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게 시의회 측의 설명이다.
시의회의 요구사항 중 특히 쟁점이 된 건 의석 정수다. 현재 법사위에 제출된 TK 통합 법안에는 광역의원 정수에서 대구 33석, 경북 60석으로 크게 차이 난다. 이 상태에서 별도 조정 없이 대구·경북이 통합될 경우, 대구 시민의 대표성과 정책 영향력이 경북에 비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 시의회의 우려다.
한 시의원은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인구 비례에 맞는 정수 조정이나 제도적 보완 장치를 요구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통합 자체를 반대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의 등가성으로 생각했을 때, 이대로라면 대구시민의 목소리가 잘 담길 수 있을지, 대구시의 재정적 혜택이나 사업 유치에 있어 불이익은 없을지 우려됐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시의회는 2024년 12월에도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과 안정적 재정 기반을 법률로 담보되는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안은 다수 핵심 특례가 삭제되거나 임의 규정으로 완화됐고, 권한 이양 역시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게 시의회의 주장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시의회가 지난 23일 집회를 갖고 구호를 외친 것은 TK 통합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통합'을 위한 제안이었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를 곡해하지 말고, 광역의원 정수 조정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구시의회도 하필 법사위가 열리기 바로 전날 집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해 오해를 산 측면이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대외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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