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는 지난 26일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에서 나온 제언을 바탕으로, 어린이 예술교육센터 '아테이너'를 '미래세대 성장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포럼 현장 모습. <수성아트피아 제공>
예술교육이 단순한 '예체능' 활동에 불과할까. 지난 26일 수성아트피아 알토홀에서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은 단호히 'NO'라고 답했다. '미래세대 성장 예술교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비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각종 제언을 넘어 어린이 예술교육에 대한 뜨거운 담론의 장이 펼쳐졌다. 미래 교육에 있어 핵심은 창의성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예술교육 공간은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제언이 눈길을 끌었다.
수성아트피아가 운영 중인 '아테이너(ARTAINER)'는 지역 최초의 어린이 예술교육 전문기관으로, 학부모들의 호평 아래 조기 마감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개관 이후 사고 중심의 '아테이너 스테이지'와 신체 기반의 '아테이너 그라운드'라는 두 공간을 통해 미술·연극·음악·무용·건축 등 5개 장르에서 전문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과정 중심'의 교육을 제공 중이다.
이날 포럼에는 △김주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래사업본부장 △박지숙 서울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민하영 대구가톨릭대 아동학과 교수 △조정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사업본부장 △이보람 대구대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 등 5명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지난 26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에서 이보람 대구대 교수가 발제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박 교수 "창의성 중요…미래 교육의 핵심 '사유'와 '질문'"
김 본부장 "전용 공간서 어린이-예술가 동등한 위치로"
이 교수 "예술 교육 통해 아이들 회복 탄력성 길러져"
민 교수 "아이들 숨통 트이려면 과정 중심 활동 필요"
◆미래 교육의 핵심은 '생각하는 힘'과 '질문하는 법'
포럼의 화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창의성'이었다. 발제를 맡은 박지숙 서울교대 교수는 AI가 창작하는 시대일수록 창의성의 본질인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AI는 데이터 패턴을 복제하지만, 인간은 질문을 발견하고 경험에서 의미를 찾아내기 때문"이라며 "결과만 도출하는 AI와 달리, 인간의 창의성은 사유의 과정 그 자체다. '생각하는 힘'과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김주리 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어린이 전용 공간은 어린이가 교육 대상이 아닌, 예술가와 동등한 창작자로 설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술교육을 "삶에 영향을 주는 문화적 경험"으로 정의했다. 어릴 적 예술교육은 개인의 정서 및 인지 발달은 물론,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대인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는 "예술교육은 아이들이 훗날 사회적 효능감을 발휘하며 건강한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술교육은 아이들을 위한 숨통 틔우기"
예술교육의 또 다른 가치는 '안전한 실패 경험'에 있다. 지난해 아테이너 1주년 발전 포럼에도 참석한 이보람 교수는 "예술 교육은 정답이나 옳고 그름이 없고 결과를 비교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가장 안전하게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길러 주는 최적의 장치"라고 말했다.
민하영 교수는 예술교육을 아이들을 위한 '숨통 틔우기'로 표현했다. 그는 "낙서처럼 평가가 없는 과정 중심의 활동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아이들의 억눌린 감정을 분출하는 소통의 통로가 되며, 이는 곧 건강한 정서 발달로 이어진다"며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6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에서 토론 시간 박지숙 서울교대 교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지난 26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에서 토론이 진행 중이다.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조 본부장, 여러 기관·단체 등 ACC 협력 사례 소개
대학생 자립 기반 마련 사업·어린이병원과 협업 등
다수 전문가 "지역 사회와의 협업 좋은 모델될 것"
◆공간 vs 콘텐츠, 우선순위 논의도
발제가 끝난 후 박동용 수성아트피아 관장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간'(하드웨어)과 '콘텐츠'(소프트웨어)의 우선순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갔다. 조정란 본부장과 김주리 본부장은 둘 중 우위를 가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본부장은 "공간과 콘텐츠는 뗄 수 없는 시너지를 내는 관계"라고 언급했고, 김 본부장은 "공간에 쌓이는 과정과 결과물 자체가 곧 콘텐츠가 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민하영 교수와 이보람 교수는 '전용 공간'의 중요성을 단호히 지지했다. 특히 이 교수는 "공간은 아이들의 권리"라면서 "아이들이 '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때 비로소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주장했다.
예술교육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지역 전문기관 및 예술가 등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조정란 본부장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경우 여러 기관과 단체,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대학생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그램부터 공모로 선발된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력까지 전국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전남대 어린이병원과 협력해 진행하는 찾아가는 프로그램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박지숙 교수는 실무적 대안으로 "지역 대학생들의 졸업 봉사 이수 시간을 활용하거나 대학-기관 간의 업무협약을 통해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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