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發) 쓰나미에 대구경북 서민경제가 휘청대고 있다. 이달 들어 소비심리는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으며, 실물경제 전광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으로 중동전쟁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농후해 걱정이다.
대구경북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2포인트 하락한 105.5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107을 밑돌며 3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앞으로 경기 전망은 더 나쁘다. 지수가 한 달 새 10포인트나 하락, 소비자의 경기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주택가격 전망은 더 암울하다. 한 달 만에 12포인트나 급락한 96을 보였다. 지수가 기준치(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13개월 만이다. 1년 뒤 집값이 지금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지역 경기의 한 축인 부동산 시장마저 더 침체하면, 지역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고금리·고물가 공포가 서민 가계를 더 짓누를 수 있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7%대를 웃돌고 있다. 이는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이지만,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조짐은 서민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7%로 무려 0.9%포인트나 높였다. 이는 한국은행 물가 목표치인 2.0%를 크게 웃돌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렇게 되면 실물 경기가 침체한 지방, 특히 대구경북은 더 엄혹한 상황에 처할 우려가 크다.
정부가 '전쟁 추경'으로 긴급대응에 나선 점은 다행이지만,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추경을 편성했지만, 소비 침체를 막지 못한 점이 그 방증이다. 정부도 재정지출만으로 이번 사태의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종합대책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우선 한정된 추경 예산의 효용성을 높이려면 정부 지원책이 한층 정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직격탄을 맞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의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는 '핀셋 지원'에 나서야 한다.
대구시도 오늘부터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 지원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확대 시행하면 침체한 부동산 경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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